컴퓨터 프로그래머 임모(사망 당시 24세)씨는 2015년 9월 ‘고수익 아르바이트’ 제안을 받고 태국 파타야로 출국했다. 2개월 뒤 임씨는 파타야의 한 리조트에서 싸늘한 주검으로 발견됐다. 갈비뼈 7대, 앞니 4개가 부러진 참혹한 모습이었다. 이른바 ‘파타야 살인사건’이다.
임씨를 태국으로 끌어들인 건 국제마피아파 행동대원 김모(33·구속기소)씨였다. 김씨 일당은 임씨를 이용해 불법 도박 사이트를 개설·운영했다. 김씨는 태국 도착 직후부터 임씨의 여권을 빼앗고 ‘군기를 잡는다’는 명목으로 임씨를 수시로 폭행했다고 한다.
검찰 수사 결과에 따르면 2015년 11월 20일쯤 김씨는 같은 일당 윤모씨와 공모해 작심하고 임씨를 때렸다. 임씨가 도박 사이트 베팅 정보를 유출한다고 의심해 자백을 받으려 별렀던 것이다. 머리를 둔기로 내려치는 등 무차별 폭행 끝에 임씨는 사망했다. 김씨 일당은 임씨 시신을 인근의 리조트 주차장에 버리고 달아났다.
김씨는 사건 발생 이튿날부터 2년4개월간 베트남에서 도피생활을 했으나 경찰·인터폴의 공조수사로 체포돼 지난 4월 국내로 송환됐다. 사건을 수사한 서울중앙지검 형사3부(부장검사 신응석)는 혐의 입증에 필요한 증거 부족으로 난항을 겪었다. 우선 김씨를 도박장 개설 혐의 등으로만 구속기소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최근 태국 법원에서 김씨와 윤씨가 함께 살해 현장에 있었다는 증거를 넘겨받으면서 김씨를 살인, 사체유기 혐의 등으로 24일 추가 기소했다.
사건이 주목을 받으면서 김씨가 소속된 국제마피아파와 이재명 경기도지사, 은수미 성남시장과의 유착설도 제기된 적이 있다. 다만 유착설은 이번 수사에서 확인되지 않았다. 검찰 관계자는 “수사 대상이 아니었다”고 밝혔다. 경찰은 2016년 6월부터 1년여간 국제마피아파 출신 사업가에게 3300여만원을 지원받은 혐의(정치자금법 위반)로 은 시장을 23일 검찰에 불구속 기소 의견으로 송치했다.
구자창 기자 critic@kmib.co.kr
월급 많다기에 갔다가… 조폭에 감금·폭행 피살 20대 알바생 ‘파타야의 비극’
입력 2018-10-24 18: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