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서구 아파트 피살 여성 딸 “아빠를 사형시켜 달라”

입력 2018-10-24 04:03

지난 22일 발생한 서울 강서구 아파트 주차장 살인사건 피해자의 딸이 청와대 청원 게시판에 ‘극악무도한 범죄자인 아빠를 사형시켜 달라’는 글을 올렸다.

23일 청와대 게시판에는 ‘강서구 아파트 살인사건 피해자의 딸입니다’는 제목의 글이 게재됐다. 서울 강서경찰서 관계자는 이 글의 작성자가 아파트 주차장에서 살해된 A씨(47)의 20대 첫째 딸이 맞는다고 확인했다. 경찰은 A씨의 전 남편 김모(49)씨를 전날 용의자로 체포해 범행을 자백받았다.

A씨의 딸은 “엄마가 4년여 전 가정폭력 문제로 김씨와 이혼한 후 지속적으로 살해 협박을 받아왔다”고 토로했다. 그는 “엄마는 아빠의 살해 협박으로 늘 불안감에 정상적인 사회활동을 할 수 없었다”며 “보호시설을 포함해 다섯 번이나 숙소를 옮겼지만 아빠가 온갖 방법으로 찾아내 위협을 가했다. 결국 아빠의 치밀하게 준비된 범행으로 엄마는 허망하게 하늘나라로 갔다”고 했다.

이어 “피의자인 아빠는 치밀하고 무서운 사람이다. ‘엄마를 죽여도 6개월이면 (감옥에서) 나올 수 있다’고 공공연하게 말했으며 사랑하는 엄마를 살해해 우리의 모든 것을 빼앗아 갔다”고 덧붙였다. 또 “이런 아빠를 사회와 영원히 격리시키고 심신미약을 이유로 또 다른 가족의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국민 여러분의 많은 동의를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해당 글은 청원 지지자가 급속도로 늘어 게재 수시간 만에 2만명이 넘는 시민에게서 동의를 얻었다. 경찰은 “글 작성자는 큰 딸이 맞지만 글 내용이 사실인지는 조사 중”이라고 말했다. A씨와 김씨 사이에는 20대 딸 세 명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김씨가 조사에서 “이혼 과정에서 쌓인 감정 문제로 범행했다”고 진술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24일 오전 그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다. 김씨는 범행 후 술을 마시고 수면제를 복용했으나 병원으로 옮겨졌다. 경찰은 CCTV 영상을 분석해 서울 보라매병원에서 김씨를 찾아냈다. 김씨는 사고 당일 오전 4시45분쯤 운동을 하러 나온 A씨를 흉기로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A씨는 오전 7시16분쯤 아파트 주민에 의해 발견됐다. 소방대원이 신고를 받고 현장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숨져 있었다.

한편 ‘강서구 PC방 살인사건’ 피의자 김성수(29)에 대한 엄벌을 촉구하는 국민청원 참여자 수는 이날 100만명을 돌파했다.

안규영 기자 ky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