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교회 새신자반을 소개합니다] 신학교수의 교리 강의로 믿음의 기초 탄탄히

입력 2018-10-25 00:00 수정 2018-10-26 15:00
박재은 총신대 교수(오른쪽)가 지난 8일 서울 천호교회에서 새신자반 성도들에게 기독교 기초 교리를 강의하고 있다. 천호교회는 5주 과정을 통해 새신자들이 꼭 알아야 할 기독교 교리를 가르친다. 송지수 인턴기자

새신자들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성경과 기본교리를 형식적으로 가르치는 교회들이 일부 있다. 등록 성도가 단기간 늘어날지 몰라도 장기적으로 예배와 교회 활동에 참여하는 출석 성도가 늘어나기는 어렵다.

서울 천호교회(김효남 목사)도 여기에 주목했다. 새신자반에 등록하는 사람들이 성경과 하나님에 대해 제대로 알아야 신앙생활을 지속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김 목사는 “우리 교회 새가족반은 ‘교회 멤버십’을 얻는 과정”이라며 “하나님의 존재를 믿지 않던 사람이 교리를 배우면서 넓게는 온 기독교인, 좁게는 천호교회라는 언약 공동체와 함께하게 만드는 게 목표”라고 설명했다.

전체 성도가 300여명에 불과한 중소형 교회이지만 천호교회의 새신자반 과정은 체계적이다. 주일 오전 예배가 시작되기 전 박재은 총신대 교수가 4주 동안 30분씩 기독교의 기본교리를 강의한다. 성경이란 무엇인지부터 하나님은 어떤 존재인지, 예수 그리스도가 이 땅에 내려온 이유는 무엇인지 등을 세세하게 가르친다. 5주차에는 담임목사가 직접 새신자들과 만나 교회에 대해 설명하는 시간을 가진다. 이렇게 새신자반을 마친 성도들만 한 해에 40여명이다.

이후 주일 오전 예배 중간에 진행되는 수료식을 통해 새신자들은 성도들의 축하를 받는다. 새신자 모임 등 구역 생활을 익힌 뒤 기존 성도들과 함께 신앙생활을 한다. 박 교수는 “교회는 세대를 거슬러도 믿음을 유지할 수 있는 곳이어야 한다”며 “신앙이 없는 사람들이 신앙생활을 하는 성도들을 보고 ‘교회에 뭐가 있길래 매주 예배를 드리나’하는 의구심을 갖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새신자반이 체계적으로 운영되면서 이미 교회에 다니고 있는 성도들이 ‘새신자반 강의를 듣겠다’며 찾아오곤 한다. 지난 7일 수업에 참여한 오현순 권사는 “지인을 전도한 뒤 커리큘럼을 보고 ‘교회에 오래 다닌 나도 몰랐던 내용을 가르쳐 준다’며 수업을 듣는 성도들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신학교에서 강의하는 교수님의 강의를 들을 수 있는 기회가 그리 많지 않으니 성도들에게도 큰 도움이 된다”며 웃었다. 이날 오전 예배 중간에 열린 수료식에서는 원로장로 한 명이 새신자반 강의를 끝내 수료증을 받았다.

성도들이 처음부터 새신자반에 호의적이었던 것은 아니었다. 3년 전 천호교회에서 담임목회를 시작한 김 목사는 “교회를 오래 다닌 분들이지만 신앙인들이 기본적으로 알아야 하는 것들을 잘 모르시는 분들이 적지 않았다”며 “지난 3년 동안 커리큘럼을 정비해 현재는 새가족-기초-성장-고급 등의 과정을 만들어 집사, 장로 등의 직분을 맡기 전 꼭 강의를 듣도록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새신자들은 새가족반 과정을 통해 신앙생활에서 낯설게 느껴진 부분들이 해소됐다고 말했다. 이날 새신자반을 수료한 신명자(62)씨는 “무작정 신앙생활을 시작하기에는 낯선 부분들이 많았다”면서 “새신자반에서 시간을 갖고 성경과 하나님에 대해 배우고 나니 나도 이제 ‘교회에 다니는 사람’이라는 느낌이 든다”고 소감을 밝혔다.

황윤태 기자 trul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