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가 북한 재건을 위해 큰 그림을 그려야 합니다. 새로운 선교전략이 필요한 시기입니다.”
금주섭 장로회신학대 특임교수가 22일 교회의 새로운 선교전략을 제안했다. 서울 광진구 교정에서 이날 인터뷰를 가진 금 교수는 2007년부터 세계교회협의회(WCC) 선교와전도협의회 총무를 지내며 세계선교의 큰 그림을 그린 경험이 있다. 이 과정에서 북한에 대한 관심과 지원도 호소했다. 금 교수는 10년 9개월의 임기를 마친 뒤 이번 가을학기부터 교편을 잡았다.
선교전략 재편을 언급한 건 오랜 현장 경험 때문이다. 그는 “날씨는 분별할 줄 알면서 시대의 징조는 왜 분별하지 못하느냐”는 마태복음 16장 3절 말씀을 언급했다. 그러면서 “한반도발 평화무드가 세계 평화의 자양분이 되고 있는 시점에 여전히 냉전적 사고만 고수한다면 이는 복음의 가치를 망각하는 행위”라면서 “시대의 징조를 읽고 선교전략을 새롭게 그리라”고 강조했다.
“평양의 화려한 모습만 보고 북한이 발전했다고 하는 건 너무 순진한 생각입니다. 평양만 벗어나면 당장 큰 도움이 필요한 지역이 많습니다. 교회가 할 일이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북한의 의료 보건 교육 분야에 한국교회들이 기여할 수 있는 부분을 시급히 찾아야 합니다.”
금 교수는 또 “조선그리스도교연맹(조그련)이 북한 내에서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한국교회들이 도우라”고 주문했다. 그는 “장기적으로는 봉수교회와 같은 모델을 각 도마다 하나씩 설치해야 한다”면서 “이를 위해 한국교회는 조그련을 통해 인적·물적 자원을 보낼 준비도 하라”고 했다.
금 교수는 1999년 영국 스코틀랜드 에든버러대에서 선교학 박사과정에 입학하면서부터 런던 세계선교협의회(CWM)와 스위스 제네바 WCC에서 근무했다. 이 기간 뛰어난 국제 감각을 길렀다. 그런 그가 보는 2018년 10월의 한반도는 “우리 민족 누구도 걸어보지 못한 시대가 도래했다”면서 “하나님이 주신 보물과도 같은 순간을 살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촛불혁명으로 문재인정부가 탄생했고 북한이 핵 포기를 앞세워 대화의 마당에 나왔으며 미국이 변화하고 있다”면서 “이 세 가지가 맞아떨어진 일이 단 한 차례도 없었던 만큼 이젠 남북한이 본격적 교류 협력으로 나아가는 마지막 단계를 목전에 두고 있다”고 기대했다.
금 교수는 한반도는 원래 평화의 땅이라는 점도 언급했다. 그는 “평화를 사랑하는 민족이 남과 북에 살고 있다”면서 “완전한 핵 포기와 영원한 평화의 시대를 꿈꾸며 마음을 모아 기도하자”고 요청했다.
장창일 기자 jangci@kmib.co.kr
[한반도 평화와 통일을 여는 사람들 (8)] 금주섭 장로회신학대 특임교수
입력 2018-10-24 00: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