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25일 중국을 방문,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회담을 갖는다. 일본 총리가 중국을 공식 방문하는 건 7년 만이다. 아베 총리의 방중 길에는 500명이 넘는 일본 기업인들이 동행해 중국과의 경제협력을 도모할 것이라고 한다.
양국 정상회담이 어떤 결과물을 내놓을지는 지켜봐야 한다. 하지만 큰 그림은 중국이 양국 관계 개선의 최대 걸림돌이었던 센카쿠(중국명 댜오위다오) 열도 문제를 봉합하는 대신 일본이 중국에 투자를 확대하는 등 경제협력을 증진하는 것이다. 관계 개선을 먼저 손짓한 것은 미국과의 무역전쟁으로 궁지에 몰린 중국이다. 이웃국가와의 관계 개선과 경협을 통해 충격을 최소화하려는 복안이다. 미국의 대중 공세가 강화되는 만큼 미국의 아시아 최대 맹방인 일본을 최소한 중립적인 위치로 떼어놔야 한다는 전략적 판단도 작용했을 것이다. 일본도 대미 무역흑자 축소 요구 등 갈수록 거세지는 미국의 압박에 시장과 외교다변화의 필요성을 절감했다. 중·일 접근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 우선주의(America First)’가 불러온 동북아 지형 변화인 셈이다.
한국에 상황 변화는 나쁘지 않다. 북한 비핵화 등 한반도 긴장 완화 조성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다.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 문제로 악화한 한·중 관계도 돌파구를 찾을 가능성이 높다. 중국이 보다 글로벌 규범과 규칙에 바탕을 둔 외교 기조로 전환하는 신호일 수도 있다.
하지만 위안부 등 과거사 문제로 한·일 관계가 계속 겉돌 경우 동북아에서 한국의 입지가 축소될 위험성이 있다. 양국의 경제 협력 강화가 중국 기업의 거센 추격에 노출된 한국 기업 경쟁력 등에 미칠 영향도 주의 깊게 살펴야 한다. 한 예로 한·일 간 통화 스와프가 종료된 반면 이번 방중에서 센카쿠 갈등으로 종료된 중·일 통화 스와프 협정 재개가 발표될 것이라고 한다.
[사설] ‘미국 우선주의’ 공세에 가까워지는 중·일
입력 2018-10-24 04: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