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이글스의 기둥 김태균이 극적인 결승타로 모처럼 이름값을 하며 팀을 벼랑끝에서 구출했다.
한화는 22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18 한국프로야구(KBO) 준플레이오프 넥센 히어로즈와의 3차전 경기에서 4대 3으로 이겼다. 한화는 준플레이오프에서 2패 끝에 1승을 추가했다.
홈에서 2연패를 당한 한화는 장민재를 선발로 내세웠다. 장민재는 올 시즌 단 3번 선발로 등판한 중간계투 요원으로 넥센전 5⅔이닝 동안 7실점을 기록했다. 넥센의 에이스 제이크 브리검보다 무게가 떨어진다는 이야기가 나왔다. 그러나 장민재는 첫 4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으며 한용덕 한화 감독의 기대에 부응했다.
장민재가 호투를 이어가는 동안 한화 타선도 힘을 냈다. 2회초 4번 타자 이성열이 볼넷으로 출루한 뒤 김태균이 좌전안타를 치며 무사 1,2루 찬스를 만들었다. 이후 하주석과 최재훈이 각각 적시타를 쳐내며 2-0으로 리드를 잡았다. 그러나 무사 1,2루에서 김회성이 친 3루 땅볼이 삼중살로 연결돼 찬스가 무산됐다. 포스트시즌에서 삼중살이 나온 것은 2004년 현대 유니콘스와 삼성 라이온즈의 한국시리즈 7차전 이후 14년 만이다.
넥센의 반격도 만만치 않았다. 넥센은 5회말 1사 2루 상황에서 서건창이 우중간 2루타를 날리며 주자 김규민을 불러들인 뒤 제리 샌즈가 바뀐 투수 이태양을 상대로 적시타를 쳐 2-2 동점을 만들었다.
그러자 한화는 제라드 호잉의 우월 솔로 홈런으로 다시 앞서갔다. 넥센도 이에 뒤질세라 6회말 한화 김범수의 폭투를 틈타 3-3 동점을 만드는 등 치열한 장군 멍군이 이어졌다.
승부를 결정지은 선수는 김태균이었다. 김태균은 올 시즌 장기간의 부상에다 호잉과 이성열의 선전으로 자리를 잡지 못했다. 준플레이오프 1·2차전 때도 선발에서 제외되면서 자존심에 금이 갔다. 하지만 한 감독은 이날 김태균을 5번 지명타자로 처음 선발 출전시키는 승부수를 던졌고 이는 신의 한수가 됐다. 김태균은 9회초 1사 1루 상황에서 넥센 이보근의 초구를 밀어쳐 외야를 가르는 우중간 2루타를 날렸다. 1루 주자 이성열이 홈에 들어오며 점수는 4-3이 됐다.
마지막은 한화의 수호신 정우람의 몫이었다. 8회말 1사 1,2루 위기에서 등판해 박정음을 병살타로 잡으며 위기를 탈출한 정우람은 9회말 서건창에게 안타를 맞았지만 샌즈를 삼진으로 잡으며 경기를 마무리했다. 정우람은 왼손을 불끈 쥐며 11년 만의 포스트시즌 첫 승리를 자축했다. 결승타의 주인공 김태균은 3차전 MVP로 선정됐다.
한편 이날 경기에 앞서 넥센은 청천벽력같은 소식을 접했다. 와일드카드 결정전과 준플레이오프 1·2차전에서 천금같은 수비로 팀을 구해낸 외야수 이정후가 어깨 관절와순 판정을 받고 잔여 포스트시즌 출전이 불가능해진 것이다. 넥센은 정규시즌 타격 3위(타율 0.355)를 차지한 타선의 핵 이정후 없이 남은 경기를 치르게 돼 큰 타격을 입게 됐다.
이현우 기자 base@kmib.co.kr
김태균 활약 힘입은 한화, 벼랑 끝 탈출
입력 2018-10-22 23:5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