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계가 극단 선택 예방 위해 협력하고 실천하겠다”

입력 2018-10-23 00:02
이홍정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총무(오른쪽 다섯 번째) 등 종교계 지도자들과 서울시 관계자들이 22일 서울시청에서 열린 ‘생명과 영성’ 포럼에서 자살 예방을 위해 노력하겠다는 선언문을 낭독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강민석 선임기자

자살예방을 위해 종교계와 서울시가 함께 팔을 걷어붙였다. 기독교와 천주교 불교 원불교 4대 주요 종단은 22일 서울 중구 서울시청에서 서울시자살예방센터(센터장 황순찬)와 함께 ‘생명과 영성’이라는 주제로 포럼을 개최했다. 기독교계에서는 라이프호프 기독교자살예방센터(대표 조성돈)가 참가했다.

자살은 여전히 심각한 사회문제다. 지난달 통계청이 발표한 ‘2017 사망원인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자살을 선택한 사람은 1만2000여명이다. 10∼30대까지 사망 원인 1위일 뿐 아니라 50대에서도 두 번째로 많은 사망 원인으로 집계됐다. 인구 10만명당 자살률 역시 23.0명으로 OECD(평균 11.9명) 국가 중 두 번째로 높은 수치다.

포럼에 앞서 이홍정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총무 등 종교계 주요 인사들은 ‘한국사회 자살예방을 위한 종교계 실천선언문’을 발표했다. 선언문은 “자살은 이제 개인의 문제를 넘어 사회의 문제가 됐다. 생명을 지키고 어려운 이웃을 돌봐야 할 종교계가 자살예방을 위해 함께 협력하고 실천하겠다”고 천명했다.

서울시 관계자들도 자살을 막기 위해 종교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평가했다. 이영문 서울시 공공보건의료재단 대표는 “종교는 사회의 거대한 불안을 다스리는 역할을 하고 있다”며 “무신론자가 46%에 달하는 한국사회에서 종교는 여전히 불안에 떠는 이들을 위로할 역할을 맡고 있다”고 강조했다.

종단별로 자살을 보는 관점 발표도 이어졌다. 기독교 대표로 나선 임용택 라이프호프 이사장은 “교회에서 ‘자살은 죄’라는 시선이 존재하는 것이 사실”이라면서도 “궁극적으로 기독교를 포함한 모든 종교의 목표는 생명을 살리는 것이기 때문에 자살을 예방하는 데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임 이사장은 자살을 결심하는 사람뿐 아니라 주변인에 대한 관심도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그는 “가족 혹은 지인이 자살을 경험하는 경우 스트레스를 받거나 트라우마를 겪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종교가 이들까지 사랑으로 돌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종교단체들이 지역과 함께 자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표적인 사례로 라이프호프가 서울과 경기도 등 지역자치단체와 함께 펼치고 있는 ‘라이프 워킹 생명보듬 함께 걷기’를 소개했다. 포럼에선 천주교 불교 원불교가 보는 자살문제 및 해결방안도 함께 논의됐다.

황윤태 기자 trul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