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으로, 달력으로… 문서선교 34년 외길

입력 2018-10-23 00:06
지난 16일 ‘문서선교의 날’ 특별공로상을 받은 전성용 진흥기독교백화점 이사가 경기도 파주 출판도시 ‘지혜의 숲’ 카페에서 기독교 출판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파주=송지수 인턴기자

지난 16일 ‘문서선교의 날’을 맞아 기독출판계 인사들이 경기도 파주 출판도시 아시아출판문화정보센터에 모였다. 이날 열린 기념식에서 전성용 진흥기독교백화점 이사는 34년간 기독교 서적과 관련 용품 제작 및 유통에 힘써온 공로로 ‘특별공로상’을 받았다.

전 이사는 “군 제대하고 총각 시절 진흥문화사에 입사해 박경진 회장님을 따라다니며 달력 영업부터 시작했다”며 “지난 세월을 돌이켜보면 달력으로 복음을 전파하기 시작해 기독교 출판, 유통까지 30년 넘게 문서선교의 길을 걸어올 수 있어 감사하다”고 말했다.

전 이사는 진흥문화사가 서울 동대문구 신설동역 근처에 문을 연 진흥기독교백화점을 오랫동안 지켜왔다. 그는 “책을 추천하고 함께 읽으면서 누군가의 인생이 바뀌는 것을 지켜볼 때 행복했다”고 말했다. 사업하며 술을 마시고 힘들게 하는 남편 때문에 괴로워하던 여집사는 그가 권해준 책을 읽으면서 신학공부를 시작했다. 그는 “그분이 목사 안수를 받고 지금은 경기도 이천에서 교회를 개척해 장애인들에게 복음을 전파한다”며 “내 주위 사람들이 책을 통해 변해가는 것을 볼 때 너무 감사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요즘처럼 어려운 때가 없다. 진흥문화사는 진흥기독교백화점 외에 기독교 관련 팬시용품, 성지여행사, CCM 음반제작 등 시대에 따라 다양하게 사업을 펼치고 있다. 기독교가 위축되면서 출판뿐 아니라 팬시용품 시장도 위기다. 그는 “과거엔 좋은 선물을 받으러 교회에 나오는 아이들이 있었지만 지금은 교회에서 나눠 준 선물을 아이들이 두고 간다는 이야기가 들린다”며 안타까워했다.

책의 위기는 더 말할 것도 없다. IT 기술의 확산과 인터넷 문화의 발달로 책은 갈수록 스마트폰에 밀리고 있다. 교회마다 대형스크린에 성경 본문과 찬송가 가사까지 띄우기 시작하면서 성경책 판매가 급감한 지 오래다.

그는 “기독교서점이 과거 480개에서 현재 241개로 절반이나 줄었다”면서 “예전만큼 신앙 서적을 읽지 않는다”고 아쉬워했다. 전 이사는 “목회자가 성도에게 ‘편한 신앙’이 아니라 십자가를 지고 예수님을 따라야한다는 ‘십자가 신앙’을 치열하게 가르치길 바란다”며 “그 과정에서 목회자가 믿음을 성장시키기 위해 필요한 책을 추천하고, 교회 성도들이 함께 읽으면서 믿음을 키우고 다음세대에까지 신앙을 전수해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파주=김나래 기자 nar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