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람 개종 거부 크리스천 소녀 ‘평생 노예’ 고난

입력 2018-10-22 00:03

지난 2월 납치됐던 열다섯 살 크리스천 소녀가 이슬람 테러집단의 평생 노예로 전락했다. 이슬람 테러세력은 소녀가 이슬람으로 개종을 거부했기 때문에 자신들이 어떤 짓을 하더라도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나이지리아의 온라인 뉴스 매체 ‘더케이블(TheCable)’은 최근 이슬람 극단주의 테러조직 보코하람의 분파인 ‘서아프리카이슬람국가(The Islamic State West Africa Province·ISWAP)’가 인질로 붙잡고 있던 레아 샤리부(사진)를 평생 노예로 삼겠다고 선언했다고 보도했다.

레아는 지난 2월 19일 나이지리아 답치에 있는 국립여성과학기술대학을 급습한 ISWAP 조직원들에게 납치됐다. 당시 끌려간 110명의 여학생 중 대다수는 지난 5월 석방됐다. 하지만 고문당하던 5명이 숨졌고 레아는 이슬람 개종을 끝까지 거부해 풀려나지 못했다.

기독교 박해 감시 단체들은 그동안 레아의 석방을 위해 시위를 벌이는 등 노력을 기울였다. ISWAP는 그러나 지난달 16일 국제적십자위원회(ICRC) 소속 사이푸라 아흐메드를 처형하는 한편 한 달 안에 레아 등 다른 인질들을 처형하겠다고 경고했다.

처형 시한이 다가오자 ISWAP는 동영상 메시지를 통해 “레아는 살아있다. 하지만 이슬람 개종을 거부했기 때문에 감금 중인 크리스천 간호사 앨리스 은가다와 함께 평생 노예로 삼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또 “우리의 교리에 따른 것인 만큼 레아를 어떻게 하든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고 주장했다. 은가다는 두 아이의 엄마로 유니세프에서 활동하다 납치됐다.

ISWAP는 앞서 지난 3월 ICRC 구호 요원으로 활동하다 납치된 여성 하우와 레만을 처형하는 영상을 더케이블에 보냈다. 나이지리아의 알하지 라이 모하메드 정보문화부 장관은 “무고한 사람들을 죽이는 행위는 용납될 수 없다”면서 “악랄하고 잔혹하고 사악한 행동”이라고 비난했다. 그는 또 “매우 불행한 일이지만 납치자들과 계속 대화를 시도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상기 기자 kitti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