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가 하루 만에 하락했다. 중국이 ‘환율조작국’으로 지정되지 않았다는 호재에도 불구하고 한국은행의 경제성장률 하향 조정, 미국 국채금리 인상이 지수를 끌어내렸다. 기준금리 동결로 환율이 오르면서(원화 가치 하락) 외국인 투자자금 유출 우려도 다시 고개를 들었다.
18일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0.89% 내린 2148.31로 장을 마쳤다. 장 초반 낙폭을 줄이던 지수는 중국 상하이종합지수(-2.94%) 급락에 맞물려 하향 곡선을 그렸다. 한은이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9%에서 2.7%로 낮춘 것도 영향을 미쳤다. 코스닥지수도 하락 반전해 7.81포인트(1.06%) 내린 731.34에 마감했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이 줄줄이 내렸다.
17일(현지시간) 공개된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지난달 회의록이 예상보다 ‘매파적’(금리 인상 지지)으로 해석된 영향도 컸다. 점진적 금리 인상 의지가 재확인되자 미국의 10년물 국채 금리는 3.20%를 웃돌았다. 반면 뉴욕 증시에서 다우지수와 나스닥지수, S&P500지수는 모두 하락 마감했다.
금융시장에서는 한은의 기준금리 동결 이후 외국인 자금 유출을 우려하고 있다. 꾸준히 금리 인상 신호를 보내는 미국과 괴리가 커진 탓이다. 국내 증시가 지난 11일 4%대 폭락하는 ‘검은 목요일’을 겪은 배경에도 외국인의 대규모 순매도가 있었다. 이달 들어 18일까지 국내 주식시장에서 외국인이 팔아치운 주식은 2조원이 넘는다.
원화 가치 하락도 외국인의 ‘코리아 엑소더스’를 부채질할 수 있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기준금리 동결 영향으로 8.7원 오른 1135.2원에 거래를 마쳤다. 문제는 환율이 더 오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대신증권 박형중 연구원과 박춘영 연구원은 보고서를 내고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융긴축 변곡점 시기는 내년 2∼3분기쯤이 될 것으로 보이는데, 이때까지 원화 가치는 약세 압력이 높을 것”이라며 “환율이 1200원을 넘어설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했다.
금융 당국은 현 수준에서는 외국인 자금유출 가능성이 높지 않다고 본다. 이날 코스피시장에서 외국인 순매도 금액도 536억원으로 예상보다 미미했다. 하지만 연내 기준금리를 올리지 않아 미국과 금리 차이가 1% 포인트까지 확대되면 외국인의 ‘셀 코리아’가 다시 나타날 수 있다.
이 때문에 금융투자업계에서는 다음 달 기준금리가 인상될 것이라는 전망이 높다. 메리츠종금증권 윤여삼 연구원은 “금리 인상의 소수의견이 2명으로 늘었다는 점에서 국내외 주식시장 변동성만 완화되면 (한은이) 다음 달에 금리를 올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임주언 기자 eon@kmib.co.kr
외국인 투자자금 유출 우려 다시 ‘고개’
입력 2018-10-18 18:51 수정 2018-10-18 21: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