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로 이해하지 말고 그냥 느끼면 됩니다.”
‘현대무용의 살아있는 신화’ 네덜란드 댄스시어터1(NDT1)이 19∼21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오페라하우스에서 16년 만에 내한공연을 갖는다. NDT는 젊은 무용수로 구성된 NDT2와 성인 무용수 중심의 NDT1으로 구성돼 있다.
NDT의 본체라 할 수 있는 NDT1을 이끄는 영국 출신 폴 라이트풋 예술감독과 스페인 출신 솔 레옹 예술고문이 18일 예술의전당에서 기자간담회를 가졌다. 레옹 고문은 “2002년 내한공연 당시는 우리 둘 다 무용수로 왔었다. 조용히 관람하던 아시아 다른 나라들과 달리 한국의 젊은 관객은 지중해 사람들처럼 열광적이었다”며 소회를 밝혔다.
한때 부부 사이였던 두 사람은 지금도 실과 바늘 같은 파트너다. 라이트풋 감독은 “혼자 작업하는 게 상상이 안 된다. 우리의 안무를 보면 독백이 아니라 대화를 보는 기분이 들 것”이라고 말했다.
무대에 올리는 작품에 대해 라이트풋 감독은 “NDT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보여줄 수 있도록 구성했다”고 설명했다. 2001년 작 ‘집처럼 안전한(Safe as Houses)’, 2014년 작 ‘스톱 모션(Stop Motion)’, 2018년 작 ‘워크 더 데몬(Walk the Demon)’을 선보인다. 특히 협력 안무가인 마르코 괴케의 ‘워크 더 데몬’은 9월 말 네덜란드에서 초연한 신작으로, 이번 예술의전당 공연이 아시아 초연이다. 라이트풋 감독은 “막 탄생한 아기 같은 작품”이라고 표현했다.
NDT는 기교적인 고전 발레와 자유로운 현대무용을 이상적으로 결합했다는 평을 듣는다.
레옹 고문은 볼쇼이 발레단과 협연했을 때의 에피소드를 전하며 그 의미를 이렇게 해석했다. 그는 “소위 스타 발레리나들과 작업했는데, 그들에게 오히려 많은 걸 가르쳐야 한다는 걸 느꼈다”면서 “백조를 세련되게 출 수 있지만, 수백년 된 캐릭터를 그대로 표현하는 건 의미가 없다. 동시대와 연결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안무는 일종의 언어로, 발레가 두세 개 언어만 갖고 있다면 현대무용은 더 많은 언어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손영옥 선임기자 yosohn@kmib.co.kr
“발레는 2∼3개 언어, 현대무용은 더 많은 언어 갖고 있어”
입력 2018-10-18 19: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