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은 하나님이 주신 성전 몸이 건강해야 영도 건강”

입력 2018-10-19 17:52 수정 2018-10-28 17:49
김재훈 경기도 안양 아멘교회 목사(가운데)가 19일 교회 근처 헬스클럽에서 구슬땀을 흘리며 운동하고 있다. 헬스코치는 크리스챤보디빌딩선교회 회장 신용연 집사(왼쪽)와 홍보이사 정영애 권사(오른쪽). 안양=강민석 선임기자
김재훈 목사가 체력단련을 위해 힘차게 바벨을 들어 올리고 있다. 인천=강민석 선임기자
지난달 29일 인천 연수구청에서 열린 ‘2018년 제15회 전국 크리스챤 보디빌딩 대회’ 모습. 인천=강민석 선임기자
몸이 건강해야 맑은 영혼 가질 수 있어

김재훈(59·경기도 안양 아멘교회) 목사가 동네 헬스클럽에서 하루 1∼2시간 운동하는 데는 남다른 이유가 있다. 5년 전 80㎏이던 체중이 갑자기 15㎏가량 줄면서 병원에 입원했기 때문이다. “평생 목회밖에 몰랐어요. 제자훈련을 하루에 3차례 진행하고 교인은 물론 지역주민까지 챙기다보니 정작 제 건강 챙기는 걸 소홀히 했습니다. 무리했던 것 같아요. 지금은 꾸준히 근력 운동을 한 덕분에 많이 좋아졌습니다.”

19일 경기도 안양시 관양동 J헬스클럽에서 만난 그는 밝고 활력이 넘쳤다. 얼굴에서 그림자를 찾지 못했다. 뱃살을 빼고 땀 흘리며 운동하면서 하나님이 지켜주셨다는 것을 깨닫게 됐다고 했다. 고난을 통해 오히려 많은 것을 배우고 있다는 그는 세상이 아름답게 보인다고 했다.

“예전엔 당뇨병이 무슨 병인지도 몰랐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손발이 저리는 현상이 발생했어요. 평소와 달리 목이 자주 마르고 피로가 빨리 왔습니다. 한밤중에 소변을 보고 체중이 급격히 빠지니 너무 놀라 병원에 가지 않을 수가 없더군요.”

당뇨가 심하다는 진단을 받았다. 한 달 치 약을 처방받고 매일 약을 먹으니 당뇨 수치가 조금씩 내려갔다. 병원을 다시 찾아 약 용량을 절반으로 줄였다.

“당뇨 관련 책은 거의 다 읽었던 것 같습니다. 제가 식탐이 많고 게을렀다는 결론이 나오더군요. 평소 먹는 것에 비해 운동을 안 한 것이 원인이었습니다.”

인근 헬스클럽 관장인 정영애(서울 개봉장로교회) 권사로부터 근육운동을 하면 몸을 건강하게 만들 수 있다는 얘기를 듣고 솔깃했다. 정 권사는 몇 가지 운동방법을 알려주고 꾸준히 헬스클럽에 다니라고 권면했다. 정 권사는 국내 최초 보디빌딩 국가대표 여성감독으로 국제대회에서 2회 우승을 이끌어내는 등 유능한 보디빌딩 트레이너였다. 매년 ‘전국 크리스챤 보디빌딩 대회’를 주최한다.

“처음엔 혼자 집에서 운동했어요. 그런데 차츰 게을러지고 제대로 운동을 하지 않게 되더라고요. 운동기구도 별로 없었고요. 그래서 동네 헬스클럽에 갔어요. 일주일에 3∼4회 프로그램에 따라 운동했습니다. 아령으로 팔 근육을 키우고 벤치프레스를 하며 땀을 흘리니 목회 스트레스까지 ‘확’ 풀렸습니다.”

아내는 채식위주의 건강식단으로 관리를 해줬다. 빠듯한 시간을 쪼개 땀 흘려 운동한 끝에 차츰 건강을 되찾았다.

“인간의 몸은 정말 소중해요. 하나님이 주신 성전(고전 3:16∼17)이잖아요. 하루 1시간 이상 꼭 운동해야 합니다. 나이 들수록 근육을 늘려야 하는 건 선택이 아니라 필수입니다. 몸이 건강해야 정신도 건강하고 맑은 영혼도 가질 수 있습니다.”

헬스 이야기가 나오자 그의 목소리에 힘이 들어갔다.

“제가 말하는 운동은 으레 나이든 사람이 하기에 적당하다고 생각하는 산책이나 간단한 체조가 아니라 체계적인 유산소 운동과 근육을 키우는 저항성 운동을 말합니다. 젊은이들이 피트니스센터에서 하는 운동을 말합니다. 운동이 부족해 근육이 쇠퇴하고 각각의 기관들이 제 기능을 못해 병을 얻는다고 해야 맞습니다. 근육은 쓰는 만큼 발달하고 근육이 탄탄하게 차오르면서 나이 들어 생기는 병도 줄어듭니다.”

시력 회복하고 독거노인 고독사 예방 앞장

그는 원래 불신자였다. 교회 다니는 사람을 조롱할 정도였다. 주위 교인들이 바르게 살지 않았기 때문이다. 전도를 받았지만 그의 마음은 요지부동이었다. 하지만 하나님은 그를 버리지 않으셨다. 검정고시를 준비하다 눈이 안 보이는 연단을 겪게 한 뒤 그를 교회로 향하게 하신 것이다.

“낮엔 공장에서 일하고 밤엔 학원에서 공부하는데, 갑자기 눈이 잘 안 보이는 겁니다. 정말 죽고 싶었어요. 방황이 계속됐죠. 한참을 걷는데 교회가 나오더군요. 몰래 예배당에 들어갔고 하나님께 ‘눈을 낫게 해 달라’고 기도했습니다. 얼마나 간절히 기도했는지 몰라요. 마음이 평안해지더군요. 난생 처음 느끼는 감정이었습니다. 이후 시력이 차츰 회복됐습니다. 눈이 보이면 평생 하나님을 위해 살겠다고 서원했는데, 신학을 공부하고 목회자가 됐습니다.”

김 목사는 독거노인을 돕고 있다. 매주 교인들과 함께 점심 도시락을 배달하고 안부를 묻는다.

“고독사한 노인의 주검을 목격한 뒤 더 열심히 이 사역을 하고 있습니다. 주님은 이웃을 사랑하라고 말씀하셨는데, 정말 큰 충격을 받았지요. 그런 상황을 보고 그냥 지나칠 수 없었습니다. 점심 도시락 배달 안부를 통해 독거노인 고독사를 예방하고 있어요.”

김 목사에게 하나님은 누구일까. 그는 “행복을 주는 참 좋으신 분”이라고 했다. 이어 “역경이 없었다면 하나님을 믿지 않았을 것이고 축복도 없었을 것”이라며 “평온함이 깃든 새 세상을 열어주신 하나님께 감사드린다. 진정한 행복이 무엇인지 깨닫게 됐다”고 고백했다.

그는 자신이 이렇게 믿음 좋은 크리스천으로 변하게 될 줄은 미처 몰랐다고 털어놨다. 그리고 믿지 않는 친구들에게 자신의 신앙체험과 건강비법, 그리스도의 복음을 전하고 싶다고 했다.

김 목사는 교회가 존재하는 목적 중 가장 중요한 것이 나눔과 사랑이라고 강조했다.

“주님이 말씀하신대로 이웃을 사랑하다보면 교회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하지 않을까요. 물론 건강이 먼저입니다. 저처럼 꾸준히 운동하셔야 합니다. 운동을 한 뒤 건강검진을 받아보세요. 분명히 각종 수치가 좋아졌을 겁니다. 건강은 건강할 때 지켜야지요.”

안양=유영대 기자 ydyo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