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현대모비스가 새 시즌 프로농구 정규리그 개막 후 압도적 화력으로 강력한 우승후보로서의 면모를 보여주고 있다. 기존의 끈끈한 조직력을 바탕으로 한 수비에 국가대표 특급센터 라건아(리카르도 라틀리프) 등이 주도한 화끈한 공격까지 더해 시즌 초 독주 채비를 서두르고 있다.
지난 13일 부산 KT와의 개막전에서 101대 69로 대파한 현대모비스는 16일 고양 오리온전에서도 111대 82로 승리했다. 개막 2경기 동안 평균득점이 106점, 점수차도 30점 안팎에 이르는 등 상대를 거의 압살하는 수준이라 해도 무방할 정도다. 총 24개의 3점포를 터뜨렸고 3점슛 성공률이 무려 50%를 넘는다. 시즌 초이긴 하지만 개막 직전 리그 10개 구단 사령탑 중 7개 구단이 현대모비스를 우승후보로 지목한 예상이 틀리지 않다는 것을 스스로 증명하고 있다.
현재로선 현대모비스의 빈틈을 찾기 어렵다. 주전 라인업은 국가대표팀이라 불러도 손색이 없다. 양동근과 함지훈이 건재한 가운데 지난 시즌 부상에 시달렸던 센터 이종현이 건강한 모습으로 코트에 나서고 있다. 여기에 3년 만에 친정팀에 복귀한 귀화선수 라건아는 올 시즌 현대모비스의 핵심이다. 개막 2경기에서 각각 20득점 이상을 해내며 안정된 골밑플레이를 펼쳤다.
김일두 MBC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은 17일 “현대모비스 벤치를 보면 워낙 선수층이 두껍다. 누가 코트에 나가도 이상할 게 없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주전급이지만 10∼20분 가량을 뛰는 이대성과 박경상은 다른 팀에 갔을 때 풀타임 주전을 꿰찰 수 있는 가드다.
리그 최고령 문태종(43), 베테랑 슈터 오용준(38)은 외곽에서 쏠쏠한 득점 지원을 하고 있다. 특히 문태종은 개막전에서 3점슛 4방을 터뜨리며 자신의 가치를 입증했다. 김 위원은 “라건아 이종현이 버틴 골밑이 너무 강해 상대수비가 쏠리고, 슈터들은 노마크 찬스가 꾸준히 생기며 쉽게 득점을 하고 있다”라고 분석했다.
문태종, 오용준, 양동근(37) 등 주요 선수들의 나이가 많아 시즌 후반으로 갈수록 체력적 문제가 제기될 가능성이 없지 않다. 하지만 이들이 빠져도 백업 멤버들이 충분하다는 점에서 부상 요인만 아니라면 일부 선수의 고령화가 큰 장애는 아니라는 분석이 많다. 특히 귀화한 라건아 외 2명의 외국인 선수(디제이 존슨, 섀넌 쇼터)를 보유한 것도 체력적 이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 김 위원은 다만 “빅맨인 라건아 이종현 함지훈이 동시에 나설 때의 공존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구인 기자 captain@kmib.co.kr
불뿜는 현대모비스, 괜히 우승후보 아니야!
입력 2018-10-17 18: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