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설교] 모이고 흩어지는 일상

입력 2018-10-19 18:33

하나님이 가나안으로 들어갈 준비를 하는 이스라엘 백성에게 최종적으로 훈련을 하십니다. 먼저 하나님의 나팔소리를 듣고 모이는 훈련을 시킵니다. 하나님의 백성을 모을 때에는 나팔소리를 크게 내지 말라고 하십니다.(7절) 하나님 앞으로 모일 때는 세상의 소리에 귀를 닫고 오직 하나님의 말씀에만 집중하라는 의미입니다. 나팔 두 개를 불 때에는 온 회중이 회막 앞으로 모이고, 하나만 불 때에는 이스라엘의 지휘관들이 모였습니다.(3∼4절) 지도자는 나팔 하나로 부는 소리를 구별하는 분별력이 필요합니다. 나팔소리가 들리는 순간에는 미적거리지 않고 일사분란하게 모여야 합니다.

하나님은 또 희락의 날과 정한 절기와 초하루에는 번제물과 화목제물을 드리면서 나팔을 불라고 했습니다.(10절) 왜 하나님은 제사를 드리면서도 나팔을 불라고 했을까요. 하나님의 나팔소리는 타성에 젖은 우리 신앙을 일깨우는 영적 각성의 소리이기 때문입니다.

처음에는 은혜 가운데 감격적인 예배를 드리며 모이기를 힘쓰다가 점점 반복되는 예배로 인해 은혜의 감격이 상실된 채 형식적 예배를 드리며 열정 없이 살아가곤 합니다. 예배를 드리면서도 엉뚱한 생각에 잠길 때가 많습니다. 이때 우리가 하나님의 나팔소리를 듣고 우리의 영혼과 양심을 뒤흔들고 일깨우고 생명과 감격이 넘치는 예배로 나아오면 하나님이 우리를 형통하게 하시겠다고 했습니다. 하나님의 나팔소리는 하나님의 말씀입니다. 이는 우리의 굳어진 심령을 깨뜨리고 한 개인과 한 공동체를 변화시킵니다.

두 번째 훈련은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하나님의 나팔소리를 듣고 세상을 향하여 이동하게 만드는 것입니다. 나팔을 크게 불 때에는 가장 먼저 유다 지파를 중심으로 한 동쪽 진영이 행진합니다. 또 다시 나팔을 크게 울려 불 때는 남쪽 진영이 순차적으로 행진합니다.(5∼6절) 만약 나팔소리를 듣지 않고 행진한다면 이스라엘 백성들은 우왕좌왕할 것입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은 나팔소리를 잘 듣고, 나팔소리에 따라 질서 있게 행진했습니다. 이처럼 나팔소리는 신앙과 삶의 우선순위를 결정했고, 혼돈의 공동체 안에 질서를 부여했습니다.

특별히 하나님께서는 이스라엘 백성들이 자신을 압박하는 대적을 치러 나갈 때 나팔을 크게 불면 그들을 구원해주시겠다고 약속합니다.(9절) 훈련받은 우리가 세상으로 나가서 영적 전쟁을 할 때 담대하게 세상을 향해 나팔을 불면 하나님이 그를 기억하신다는 뜻입니다. 영적 승리의 열쇠는 구원의 나팔을 부는 삶입니다. 구약시대에는 하나님께서 나팔을 부는 일을 아론 자손인 제사장에게만 불게 하셨습니다. 이에 제사장은 누구보다도 공동체의 영적흐름과 공동체 외부의 움직임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정확한 메시지를 증거해야 했습니다.

그리고 하나님은 오늘도 주 앞에 나와 은혜 받은 우리들에게 세상을 향해 나팔을 부는 일을 위임하셨습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구원과 소망의 나팔을 부는 나팔수입니다. 우리가 삶의 현장에서 하나님의 나팔수가 되어서 예수 그리스도의 구원의 나팔을 크게 불며 나아갈 때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승리를 주시고 길을 잃고 방황하는 사람들을 구원해 주신다고 약속합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은 하나님의 나팔소리를 듣고 모이고 흩어지는 일상생활의 훈련을 통해 하나님의 특공대로 변화될 수 있었습니다. 우리도 온갖 소리와 소음으로 가득한 세상에서 하나님 앞으로 모여서 말씀을 세밀하게 들어야 합니다. 세상의 소리에 귀를 닫고 하나님의 말씀에 귀를 기울이고 변화될 때 영적 우둔함에서 벗어나 세상을 향해 나아가는 하나님의 나팔수가 될 수 있습니다. 하나님의 말씀인 하나님의 나팔 소리를 따라 모이고 흩어지는 우리의 일상에는 힘이 생겨납니다. 흩어져서 하나님의 나팔수로 전진하는 모습 속에는 하나님의 능력이 있습니다. 신앙에는 후진기어가 없습니다. 믿음의 전진만 있을 뿐입니다.

곽성덕 목사(서울 에덴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