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는 집필에 앞서 어린 시절 꽃밭을 일구던 기억을 떠올렸다. 어느 집이든 마당에 꽃밭을 가꾸던 시절이었다. 꽃씨를 뿌리면 나팔꽃이 올라가고 원추리, 달리아 등이 피어 마당을 환하게 하던 모습을 회상한다. 그러면서 꽃 한 송이 없이 회색빛 콘크리트 숲 안에 살아가는 삶을 조국통일을 염원하는 마음이 옅어지고 있는 현실에 빗댄다.
시인이자 저술가인 소강석(새에덴교회) 목사는 남북정상회담과 평창동계올림픽, 천안함 폭침 등 국가와 민족에게 오래도록 각인될 역사의 현장 앞에서 시를 낭독해 왔다. 그의 시에는 시대를 바라보는 시인이자 목회자로서의 영감이 배어 있다. 특히 한반도에 평화의 날이 오길 기대하며 써 온 작품에는 민족의 가슴에 깊이 새겨진 상처와 아픔, 통일 한반도가 그려나갈 희망의 메시지가 가득하다.
책은 시가 탄생한 배경과 성경적 관점으로 바라본 시대 상황을 에세이 형식으로 담았다. 소 목사는 2008년 5월 열린 40주년 국가조찬기도회 현장을 통일시 낭독의 본격적 시작으로 회고한다. ‘사랑과 희망의 대서사시여’란 제목의 시에서 그는 자유를 갈망하는 우리 민족의 한과 대한민국의 건국, 동방의 아침을 깨울 정부의 출범과 희망찬 미래를 노래했다.
‘이 땅의 목마른 자유와 해방의 외침은 창살 아래 갇혔고/ 민족독립과 번영의 처절한 몸부림은 채찍 아래 갈기갈기 찢겼으나/ 그 피의 강, 자유와 평화의 붉은 꽃으로 피었고/ 목젖이 뜨거워지던 울음, 침묵하던 별들의 잠을 깨워/… 자유 대한민국을 건국할 수 있었습니다.’(86쪽)
이후 소 목사는 한국교회의 숱한 연합집회와 기도회 등에서 사랑과 용서, 화해, 평화를 노래하는 통일시를 낭독했다. 북한 결핵어린이 돕기를 위한 성금모금 방송에선 뼈만 앙상한 손을 모아 기도하는 아이들을 예수 그리스도의 시선으로 바라본 시를 낭송했고, 2010년 6월 조지 부시 전 미국 대통령을 초청해 개최한 ‘한국전쟁 60주년 평화기도회’에선 분단의 가시철조망이 걷히고 평화의 꽃길이 열리길 소망하는 마음을 시에 띄웠다. 그는 지금도 노래한다. “평화의 설국열차가 통일열차가 되어 달리리라”고.
최기영 기자 ky710@kmib.co.kr
국가와 민족, 시대를 바라보는 시인이자 목회자의 영감 가득
입력 2018-10-19 00: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