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금까지 깨 ‘내집 마련’에 보태느라 가계 보유 통화량 5년반 만에 감소

입력 2018-10-17 18:31

은행 예금까지 깨서 집 사는 데 보태느라 지난 8월 가계가 보유한 시중통화량이 5년6개월 만에 감소했다.

한국은행이 17일 발표한 ‘8월 중 통화 및 유동성’ 동향에 따르면 8월 광의통화(M₂)는 2649조4000억원(평잔·계절조정계열 기준)으로 전월보다 0.6%(14조9000억원) 늘었다. 보험·증권사 등 기타금융기관(8조3000억원), 기업부문(3조3000억원), 지방자치단체 등 기타부문(1조4000억원) 등은 증가했지만 가계 및 비영리단체가 보유한 금액은 1394조1000억원으로 전월 대비 5000억원 줄었다. 가계 통화량이 줄어들기는 2013년 2월(-1조2000억원) 이후 처음이다.

한은은 가계 통화량 감소는 전국 아파트 입주물량이 확대되는 등 주택 구입에 따라 수시입출식 정기예금 등을 중심으로 감소폭이 확대됐기 때문으로 풀이했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전국 아파트 입주물량은 올해 45만1000가구로 지난해 38만6700가구에 비해 6만4300가구 늘었다. 부동산 열기가 최고조에 달한 8월 중 주택담보대출 증가액은 2조7244억원으로 전월(1조7604억원)보다 1조원가량 불어났다.

8월 중 가계의 광의통화 증가율은 전년 동기 대비 6.7%로 지난해 9월(4.6%) 이후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다. 협의통화(M₁)는 842조8000억원(평잔·계절조정계열 기준)으로 전월 대비 0.2% 줄어 두 달 연속 감소세를 이어갔다. 협의통화는 언제든 현금화가 가능한 자금으로 현금통화, 요구불예금, 수시입출식 저축성 예금 등이다. 광의통화는 협의통화에 수익증권, 머니마켓펀드(MMF), 2년 미만 정기 예·적금, 금융채·금전신탁·외화예수금, 신탁형 증권저축 등의 금융상품을 포함한 넓은 의미의 통화 지표다.

이동훈 선임기자 dh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