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체검증 받은 이재명, 동그랗고 큰 점은 없었다

입력 2018-10-16 19:23 수정 2018-10-16 21:38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16일 오후 경기도 수원 아주대병원을 나서고 있다. 배우 김부선씨가 밀회 증거로 주장한 신체부위의 큰 점 논란과 관련해 경찰의 검증을 받겠다고 했던 이 지사는 이날 전격적으로 스스로 신체검증을 받았다. 수원=윤성호 기자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특정 부위에 동그랗고 큰 까만 점은 없었다. 이 지사는 ‘신체 특정 부위에 크고 까만 점이 있다’는 의혹을 스스로 해명하기 위해 16일 오후 경기도 수원 아주대병원 웰빙센터 1진찰실에서 신체검증을 받았다.

진료를 맡은 아주대병원 피부과와 성형외과 의료진은 검증 후 “(여배우 김부선씨와 작가 공지영씨) 녹취록에서 언급된 부위에 점의 흔적은 보이지 않는다”면서 “동그란 점이나 레이저 흔적, 수술 봉합, 절제 흔적이 없다”고 소견을 밝혔다. 신체검증에는 피부과와 성형외과의 전문의 각 1명씩 2명이 참여한 가운데 오후 4시5분부터 12분까지 7분간 진행됐다.

이 지사 신체 특징에 대한 논란은 최근 공 작가와 배우 김씨의 통화 녹음 파일이 유출되며 불거졌다. 공 작가가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특정 부위에 동그랗고 큰 까만 점이 있다”는 김씨의 말을 녹음해 경찰에 제출하자 이 지사는 지난 13일 페이스북을 통해 경찰이 지정하는 방식으로 검증에 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경찰이 아직 신체검증 계획이 없다고 하자 이 지사가 전격적으로 셀프 신체검증을 한 것이다.

이날 신체검증에는 이 지사 측 대변인과 비서 등 관계자 3명과 경기도청 출입기자 3명이 참관했다. 이 지사는 의사 소견서를 정식으로 발부받아 경찰에 제출할 계획이다.

이 지사의 전격적인 셀프 신체검증 결정 배경에 대해 측근들은 이 지사가 논란을 정면 돌파해 불안정한 도정을 안정시키고, 도지사로서 도정 운영에 전념하려는 것이 가장 큰 이유라고 설명했다.

한 측근은 “이 지사는 검증에 앞서 ‘모멸감과 수치심에 몸 둘 바를 모르겠지만 이 치욕과 수모가 소모적 논란의 종식과 도정의 안정에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오는 19일로 예정돼 있는 경기도에 대한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국정감사도 셀프 신체검증의 배경일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 지사와 관련된 각종 의혹에 대한 야당의 공세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이날 신체검증 결과를 근거로 최소한 ‘여배우 스캔들’에 대해서만큼은 공격을 어느 정도 차단하려는 의도가 있다는 얘기다. 실제 이번 신체검증으로 그동안 베일에 싸여있던 소위 ‘큰 점’의 파괴력은 상당히 약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수원=강희청 기자 kanghc@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