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3 부동산대책’ 발표 이후 한 달간 주요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증가세가 주춤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 당국의 ‘대출 옥죄기’ 효과는 연말로 접어들수록 더 뚜렷하게 드러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우리·KEB하나·NH농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지난 12일 기준 396조1000억원으로, 지난달 13일 기준 잔액(393조3000억원)보다 2조8000억원 늘었다. 지난 8월 13일부터 9월 13일까지의 주택담보대출 증가액은 3조1000억원이었다. 한 달 새 주택담보대출 증가액이 3000억원가량 줄었다.
은행별로는 KEB하나은행의 둔화세가 가장 컸다. 9월 13일∼10월 12일 주택담보대출 증가액이 6000억원으로, 8월 13일부터 9월 13일까지 증가액(9000억원)보다 3000억원가량 증가액이 줄었다. KB국민은행도 같은 기간 증가액이 1조원에서 8000억원으로 줄었다. 은행 관계자는 “9·13 대책 발표로 신규 대출이 줄어드는 상황이 반영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분양·재건축 아파트 등을 대상으로 한 집단대출은 더 늘었다. 집단대출 증가액은 8월 13일부터 9월 13일까지 1조1000억원이었는데, 9월 13일부터 지난 12일까지 증가액은 1조4000억원으로 전월 대비 3000억원 늘었다. 주택담보대출에 포함되는 집단대출은 분양이나 입주가 시작된 아파트의 중도금, 잔금대출이 대부분이다. 9·13 대책 발표 전부터 대출이 실행돼 왔다. 집단대출이 늘어난 상황에서 주택담보대출 증가액이 줄었다는 건 신규 주택담보대출의 감소폭이 크다는 걸 의미한다.
다만 9·13 대책으로 주택담보대출 증가세가 크게 둔화됐다고 단정하긴 이르다. 은행권 관계자는 “대책 발표 이후 주택담보대출이 잠시 중단됐었고, 추석 연휴로 인해 은행 영업일수가 전월보다 적었던 요인도 있다”며 “대출 실행까지 한두 달 정도 걸리는 부동산 대출의 특성상 올해 연말부터 주택담보대출 감소세가 두드러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양민철 기자 listen@kmib.co.kr
9·13대책 영향?… 주담대 증가세 주춤
입력 2018-10-17 04: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