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노한 손학규 “갈 사람은 가라” “한국당 야권통합 웃기는 얘기”

입력 2018-10-16 04:02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가 15일 국회에서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회가 연일 ‘보수 단일대오’를 내세우며 바른미래당을 압박하는 것에 대해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가 15일 “내부 쇄신부터 해야 할 한국당은 야권통합을 말할 자격이 없다. 웃기는 얘기”라고 일축했다. 손 대표는 “(우리 당에서) 나갈 사람들은 나가라. 수구보수로 가라”며 당 내부에도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지난달 취임 후 줄곧 당의 화학적 결합을 강조해 온 그로서는 이례적인 모습이다.

손 대표는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당 안팎을 겨냥해 작심한 듯 비난을 이어갔다. 그는 “한국당 조직강화특별위원회 위원을 보면 제대로 개혁할 사람들이 아니다. 김병준 비대위원장은 무슨 평론가 하나 앞세워 당의 전권을 주느냐”며 김 위원장과 조강특위 위원인 전원책 변호사를 싸잡아 비난했다.

당 내부를 향해서도 “갈 사람은 가라”며 불만을 쏟아냈다. 한국당 지도부가 보수통합을 위해 바른미래당 의원들을 개별 접촉하고 있다는 풍문이 계속 흘러나오자 불쾌감을 드러낸 것이다. 더불어 4·27 판문점 선언 비준 문제를 놓고 당 지도부와 엇박자를 내는 당내 인사들에 대한 불만도 표출한 것으로 보인다.

바른미래당은 최근 조강특위를 발족하고 각 지역구 관리를 책임질 지역위원장 공모에 나섰지만 저조한 신청률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당내 인사들이 한국당발(發) 보수통합 논의에 흔들리고 있는 탓이다. 바른정당 원외 지역위원장 출신들 사이에서 지역위원장 신청을 하지 않겠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가운데 일부 의원들도 신청을 주저하고 있다.

당 관계자는 “보수 정계개편을 앞두고 몸을 가볍게 해두겠다는 생각에 지역위원장 신청도 하지 않겠다는 위원장들이 있다”고 설명했다. 손 대표는 “지역위원장을 신청하지 않을 사람은 나가라”고 거듭 말했다.

한국당의 압박은 이날도 이어졌다. 김 위원장의 비서실장인 홍철호 의원은 라디오 인터뷰에서 “우리가 보수의 본가(本家)”라며 “친정이 어렵더라도 분가했던 분들이 이제 본가를 중심으로 다시 하나가 되는 게 맞다”고 주장했다. 바른미래당은 논평을 통해 “더 이상 치근덕대지 말라”고 대응했다.

이형민 기자 gilel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