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 인사이드] 성매매자·경찰 전화번호 1800만개 수집 업소 판매

입력 2018-10-16 04:00

최근 남편이나 남자친구의 유흥업소 출입 여부를 알려주는 사이트로 관심을 모은 ‘유흥탐정’(사진)이 불법적으로 개인정보를 얻은 단서가 포착돼 경찰이 수사 중이다.

서울경찰청은 성매매 업소 이용자와 단속 경찰관의 휴대전화 번호 1800만개를 수집해 성매매 업주들에게 팔아온 업체를 적발했다고 15일 밝혔다. 경찰은 이 전화번호를 성매매처벌법 위반 등 혐의로 업체 운영자 A씨와 인출책 B씨 등 2명을 구속하고 4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성매매 업소 광고 사이트를 운영하던 A씨는 휴대전화 번호 1800만개를 수집해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 형태로 만들어 전국 성매매 업소 업주에게 팔아온 것으로 조사됐다. 업소 800여곳은 이렇게 얻은 개인정보로 고객을 모집하거나 경찰 단속을 피했다. A씨 일당은 업소 한 곳당 매달 15만원씩 이용료를 받아 최근 6개월간 7억원을 벌어들였다.

경찰은 지난 8월 등장한 유흥탐정도 A씨 업체와 거래한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유흥탐정은 의뢰비 5만원을 내면 특정 번호의 유흥업소 출입 기록을 확인해주는 ‘온라인 흥신소’다. 서울 강남경찰서는 개인정보를 불법으로 거래해 부당이득을 얻은 혐의(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로 지난 8월부터 유흥탐정 운영자의 소재를 쫓고 있다.

강남서 사이버수사팀 관계자는 “유흥탐정의 서버가 해외에 있고 피해사례가 접수된 게 아니라 수사가 쉽지 않다”며 “유흥탐정이 A씨 업체에서 개인정보를 얻었는지 서울청과 공조 수사 중”이라고 밝혔다.

박상은 기자 pse021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