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째서 자유에는/ 피의 냄새가 섞여 있는가를/ 혁명은 왜 고독한 것인가를.’(‘푸른 하늘을’ 중) 반세기 전 이미 혁명의 비애를 노래했던 시인 김수영(1921∼1968). 한국작가회의와 김수영50주기기념사업회는 15일 서울 중구 한 식당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김수영 50주기를 맞아 기념사업 ‘50년 후의 시인’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기획위원인 문학평론가 최원식은 “김수영은 ‘시인은 세계적 사고와 발언을 해야 한다’는 신념을 갖고 있었던 그야말로 위대한 시인”이라며 “그동안 무수한 김수영론(論)이 나왔는데 이젠 김수영학(學)으로 나아갈 때”라고 말했다. 이를 위한 기초작업으로 다음 달 2일과 3일 김수영 문학의 의의를 살피는 학술대회를 갖는다.
21세기 시점에서 김수영 문학의 위치, 정전으로서의 김수영 문학이 지니는 가치, 김수영 문학의 의의 확장 등이 논의될 예정이다. 주최 측은 학술대회 후 그 성과를 모은 책을 출간한다. 또 김수영과 그 시대를 함께했던 이어령 등 원로 문인의 글을 모은 김수영 회고록도 출간할 예정이다. 다음 달 10일에는 서울 마포중앙도서관에서 시민과 함께하는 기념문화제를 연다. 강연과 시극, 무용, 노래 등 다양한 공연이 준비된다. 같은 달 17일에는 김수영의 발자취를 따라 그가 살았던 생가 등을 답사한다.
서울에서 태어나 일본으로 유학 갔던 김수영은 광복 직전 만주에 살기도 했다. 그는 해방 공간에서 거제도 포로수용소 생활 등을 경험했다. 불의의 교통사고로 숨지기 전까지 그가 낸 시집은 ‘달나라의 장난’ 단 한 권뿐이다. 사후인 1971년 선집 ‘거대한 뿌리’(민음사)가 나온 뒤 차츰 조명 받기 시작해 시간이 지날수록 더 높은 평가를 받는 시인이다.
강주화 기자 rula@kmib.co.kr
김수영 작고 50주기… “김수영 ‘論’서 ‘學’으로 나아가야”
입력 2018-10-15 21: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