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대 목회자 초교파적 선발 1년간 멘토링

입력 2018-10-16 00:04
지난 2월 제주도에서 열린 ‘목회로드맵 플러스’ 콘퍼런스 현장 모습. 콘퍼런스에서는 친밀한 교제와 나눔을 통해 지친 40대 목회자들의 영성을 회복하도록 돕는다. 수영로교회 제공

부산 수영로교회의 ‘목회로드맵 PLUS’는 이규현 목사가 2016년 한국교회를 섬기고 미래를 준비하기 위해 역점적으로 추진한 사역이다. 담임목회를 한 지 7년 미만인 40대 목회자를 선발, 1년간 지속적으로 멘토링한다. 초교파적으로 선발된 목회자들은 매달 첫째, 셋째주 월요일 수영로교회에서 다양한 프로그램에 참여한다. 1년에 두 차례 2박3일간 집중 콘퍼런스도 개최한다. 지금까지 1기 17명, 2기 19명이 수료했다.

이 목사는 “인생을 살다보면 교과서에서 배우지 않은 문제가 많듯이 목회 역시 신학교에서 배우지 않은 것, 한마디로 별책부록에서 문제가 많이 생긴다”며 “그 별책부록을 다룬다”고 설명했다. 참석자들이 목회 현장에서 느끼는 20가지 고민을 적게 한 뒤 이를 유형별로 분류한다. 각각의 주제에 맞춰 토론과 멘토링, 세미나 등을 통해 실질적인 답을 찾아보는데 방법론이 아니라 철저히 목회 본질을 회복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이 목사는 “담임목회 초반에는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하고 두려울 때가 많고 스트레스도 많이 받는다”며 “당신이 하는 게 아니라 주님이 하시는 일이니 조바심 내지 말고 내려놓으라고 조언한다”고 했다. 한마디로 힘을 빼라는 것이다. 이 목사는 “예수님의 사역을 보면 항상 부드러웠다”며 “힘을 주면 부자연스럽고 깨지지만, 온유하고 겸손하면 모든 것이 물 흐르듯이 자연스러워진다”고 했다.

이를 위해 이 목사는 격주 월요일의 휴식을 반납했다. 수영로교회 성도들 역시 예산 지원뿐 아니라 정성스러운 식사 등 다양한 방법으로 섬긴다. 참석자들 사이에서 “왜 이렇게 우리를 섬겨주는지 모르겠다”는 반응이 나올 정도다. 이 목사는 “섬김에도 많은 에너지가 들어가지만 그럼에도 다른 교회를 섬긴다는 철학에 성도들이 동의하고 한마음이 됐기 때문에 가능했다”며 “참여자들이 변화하고 열매가 맺히는 걸 보면서 큰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1,2기 수료 목회자들은 “완전히 방전돼 있었는데 새로운 힘을 얻어 달려갈 수 있게 됐다. 혼자가 아니라 동역자를 얻었기에 더욱 힘이 난다” “받은 사랑을 나눠야겠다는 생각을 갖게 됐다” “졸업하면서 한 번도 섭섭한 적이 없었는데 수료하면서 아련하고 섭섭함을 느꼈다. 그만큼 행복했고 로드맵을 찾은 것 같아 감사하다”는 고백을 들려줬다.

내년부터 진행될 제3기에는 40대 담임목회자 20명을 선발할 계획이다. 다음 달 26일까지 홈페이지를 통해 서류 접수를 받는다(roadmapministry.com).

부산=김나래 기자 nar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