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도… 주가 급락에 개미들 ‘눈물’

입력 2018-10-15 04:04

증시가 급락할 때 유독 ‘개미’(개인소액투자자)들이 눈물을 흘리는 현상은 이번에도 반복됐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인상 이후 본격화된 하락장에서 개인 투자자들이 외국인, 기관에 비해 큰 손실을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1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28일부터 지난 12일까지 2주간 개인들이 순매수한 상위 10개 종목은 모두 하락했다. 10개 종목의 하락률은 평균 14.6%나 된다. 외국인과 기관의 순매수 상위 10개 종목은 평균 하락률이 각각 5.7%, 4.5%였다.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의 하락률은 8.2%였다. 개인들이 많이 사들인 종목이 하락장에서 유독 더 많이 떨어진 것이다.

외국인과 개인은 하락장에서 사들인 종목에서도 차이를 보였다. 순매수 상위 10개 종목 가운데 겹치는 종목이 하나도 없었다. 개인은 낙폭 과대주나 전통적 주도주였던 정보기술(IT) 대장주, 바이오주를 사들였다. 반면 외국인은 유가 상승 수혜 업종인 정유주, 조선주, 건설주를 집중적으로 사들였다.

종목별로 보면 외국인은 최근 2주간 건설업종의 삼성엔지니어링을 가장 많이 매입했고 주가는 2.2% 올랐다. 삼성엔지니어링은 유가 상승에 따른 해외 수주 호조로 실적 개선이 기대된다. 현대건설(순매수 4위), 대림산업(8위)도 매수 상위 종목에 포진했다. 외국인은 유가 상승 수혜주로 분류되는 S-Oil(2위), 대우조선해양(7위)도 많이 사들였다. IT 종목에선 네이버(순매수 3위)가 이름을 올렸다. 고배당주 또는 경기방어주로 꼽히는 SK텔레콤(5위), LG유플러스(6위)도 눈에 띈다. 외국인의 순매도 상위 5개 종목은 삼성전기, 삼성전자, SK하이닉스, 한국항공우주, 셀트리온 순이었다. IT와 바이오주에서 외국인 자금이 집중적으로 빠져나갔다.

이와 달리 개인은 외국인이 팔아치운 삼성전기, 삼성전자, 한국항공우주를 주로 순매수했다. 한국항공우주가 미국 공군 고등훈련기 수주 실패로 급락하자 저가 매수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삼성바이오로직스(8위), 셀트리온(10위)도 순매수 상위 종목에 올랐지만 주가는 각각 13.1%, 8.8% 하락했다.

나성원 임주언 기자 na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