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운동에서 어떤 신학적 의의를 찾을 수 있을까. 기독교학자들은 일제 강점에 저항한 민중의 외침이 하나님 구원을 작동케 하는 과정이었음에 주목하자고 말했다.
한국기독교학회(회장 노영상)는 12일부터 이틀간 경기도 광주 소망수양관에서 ‘응답하라 1919: 3·1정신과 교회의 미래’를 주제로 정기학술대회를 열고 3·1운동의 정신과 의의를 신학적 관점에서 조명했다.
김회권 숭실대 교수는 독립과 자유를 위한 민중의 부르짖음이 하나님의 역사 개입을 촉발하는 통로였다고 분석했다. 그는 성경에서 이방의 압제로부터 구원해달라고 부르짖는 이스라엘의 아우성이 역사 발전의 원동력으로 묘사됐음을 주목했다. 김 교수는 “가난한 자들의 부르짖음으로 하나님의 구원이 작동하는 과정은 세계만방 백성의 역사 속에 나타난다”며 “조선 민중의 독립운동 역시 하나님께 올려드린 부르짖음의 성례로 간주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독립운동이 이웃을 학대하는 무자비와 조선총독부의 잔혹한 반인륜성을 경계하는 각성임을 주목할 때 더 큰 신학적 가치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쿽퓌란 미국 에모리대 교수는 “탈식민 신학은 외세의 침략과 제국적 야망, 정치적 억압에 저항한 신학적 목소리를 추적하는 것”이라며 “3·1운동을 통해 한국인들은 일본 통치에 순종하지 않았으며 외세의 침략에 맞서 일어났음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그는 “정치적·군사적 위협이 동아시아 지역에서 여전하기에 군국주의 식민주의와 싸워왔던 작업은 아직 완료되지 않았다”며 “동아시아 교회들이 다 함께 하나님 샬롬을 생각하며 화해를 선포하는 예언자적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최재건 전 연세대 교수는 “민족과 이웃, 하나님 앞에서 3·1운동에 적극 참여해 대한민국 건국에 앞장섰던 한국교회는 사회적으로 공신력이 있었다”며 “오늘날 한국교회가 그 공신력을 이어오지 못한 원인을 철저히 분석하고 회복의 길을 모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한국 교회는 지난 수십년간 성장일변도와 외적인 번영만 추구했다”며 “앞으로는 기독교의 본질에 더 깊이 들어가 내면을 충실히 하고 봉사를 통한 이타적 사랑의 구현에 힘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민족의 과제인 통일은 하나님이 하실 것이라는 하나님 절대주권 신앙 속에 선교적 사명을 교회가 감당할 것을 요청했다.
김동우 기자 love@kmib.co.kr
“3·1운동은 하나님께 올려드린 부르짖음의 성례”
입력 2018-10-15 00: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