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원 40년 전주동물원, 생태공간으로 변신

입력 2018-10-14 19:08
새 단장된 전주동물원의 늑대 방사장 모습. 전주동물원 제공

지난해 5월 늑대 우리의 시멘트 바닥과 철창을 차례로 뜯어냈다. 넓어진 터엔 흙 둔덕을 쌓아 올리고 나무를 심었다. 환경이 야생에 가깝게 바뀌자 늑대들의 털에 윤기가 흐르고 전에는 하지 않던 ‘아우∼’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올해로 문을 연 지 40년 된 전북 전주동물원을 생태동물원으로 탈바꿈시키는 사업이 마무리 단계에 이르렀다. 전주동물원은 현재 곰 우리의 환경을 크게 개선하고 11마리의 곰 방사훈련을 진행하고 있다고 14일 밝혔다.

동물원측은 곰 우리의 콘크리트와 철창을 없애고 261㎡의 면적도 9배 가까이 넓게 변신시켰다. 우리 안에는 웅덩이와 은폐 공간, 수목 등 자연 서식지와 유사한 환경이 들어섰다. 11개의 내실과 3개의 방사장, 2개의 내부 방사장도 조성됐다.

1978년 6월 개원한 전주동물원은 한때 경기 이남에서는 가장 큰 규모(12만6000㎡)를 자랑하고 연간 91만명의 관광객이 찾아오는 등 인기를 모았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낙후된 시설과 동물복지가 고려되지 않은 서식환경 등으로 인해 전국에서 ‘가장 슬픈 동물원’으로 불리기도 했다.

이에 전주시는 2014년부터 400억원을 들여 콘크리트 구조물을 철거하고 야생성을 살리는 시설로 바꿔 행복한 동물원으로 탈바꿈시키고 있다. 첫 사업으로 호랑이와 사자 우리의 환경개선공사를 해 콘크리트를 걷어내고 규모를 2배 이상 확장했다. 물웅덩이와 놀이기구 등을 설치한 새 보금자리에는 시베리아 호랑이 다섯 마리와 사자 세 마리가 생활하고 있다.

시는 이어 동물병원을 신축했다. 더불어 큰물새장과 늑대와 코끼리 우리의 환경을 개선하거나 신축했다. 조동주 전주동물원장은 “생태 환경과 동물복지를 앞세운 동물원으로 만드는 이번 사업을 연말까지 완성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전주=김용권 기자 yg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