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테랑 투수 노경은(34·롯데 자이언츠)은 경기 초반부터 공 하나하나를 침착하게 뿌렸다. 그렇게 6회말까지 87개의 공을 던졌다. 가을야구 막차 티켓 싸움 중인 KIA 타이거즈 타선을 상대로 단 세 개의 안타만 내줬다. 혼신을 다한 노경은의 역투는 벼랑 끝에 몰린 롯데가 실낱같은 희망을 이어갈 수 있는 승리로 직결됐다.
롯데가 11일 광주 KIA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18 프로야구 정규리그 KIA와의 경기에서 4대 0 승리를 거뒀다. 67승2무72패를 기록한 롯데는 이날 경기가 없던 삼성 라이온즈(67승4무72패)와 함께 공동 6위에 올라 어깨를 나란히 했다. 5위 KIA(69승 73패)와의 승차는 0.5경기로 좁혔다.
롯데 선발 노경은의 어깨는 무거웠다. 롯데는 이날부터 KIA와 3연전을 치르는데, 1경기만 져도 포스트시즌(PS) 진출에 실패하는 상황이었다. 노경은은 한 걸음도 물러설 수 없는 위기지만 6이닝 무실점 피칭을 펼치며 팀 승리의 발판을 놨다.
노경은은 노련함을 앞세워 KIA 타선을 요리했다. 스트라이크존 경계를 오가는 날카로운 제구와 체인지업을 바탕으로 3회말까지 노히트 행진을 이어갔다. 3회말 1사 후 박준태에게 볼넷을 내줘 첫 출루를 허용했으나, 김민식과 로저 버나디나를 연속 삼진 처리하며 이닝을 매듭지었다. 4회말부터 6회말까지는 매 이닝 안타 1개씩을 내줬지만 뜬공과 땅볼로 후속타자들을 돌려세웠다. 노경은이 임무를 완수하자 오현택 구승민 손승락이 차례로 1이닝씩을 이어 던지며 승부에 종지부를 찍었다.
타선에서는 민병헌이 해결사 역할을 했다. 롯데는 3회초 1사에서 안중열의 2루타로 득점 기회를 잡았다. 민병헌은 KIA 선발 헥터 노에시의 2구째를 걷어 올려 좌익수 최형우 앞에 뚝 떨어지는 적시타로 연결했다. 최형우가 재빨리 홈 송구를 시도했지만 주자 안중열의 발이 빨랐다.
롯데는 8회초 앤디 번즈가 2루타, 안중열이 번트로 살아나가며 무사 1, 3루 기회를 잡았다. 민병헌은 깔끔한 적시타로 2타점째를 올렸다. 이어진 공격에서 손아섭의 병살타로 2개의 아웃카운트가 채워졌지만, 전준우가 투런포를 쏘아 올리며 헥터를 강판시켰다. 이날 민병헌은 4타수 3안타 2타점의 맹타를 휘둘렀다.
한국시리즈 직행을 확정한 두산 베어스는 서울 잠실구장에서 SK 와이번스를 8대 3으로 꺾었다. 91승(50패) 고지를 밟은 두산은 남은 3경기에서 2승을 추가할 경우 2016년 세운 한 시즌 역대 최다승 타이기록(93승)을 쓴다.
박구인 기자 captain@kmib.co.kr
<11일 프로야구 전적>
△롯데 4-0 KIA △두산 8-3 SK
롯데 ‘희망의 끈’… 노경은, 호랑이 포획
입력 2018-10-11 22:5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