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우 박사의 바디 바이블] 가장 천대받는 부위에 놀라운 능력 주신 까닭은…

입력 2018-10-15 00:01
머리에서 가장 멀리 있어 비천하다고 인식되는 발은 직립보행을 가능케 하는 중요 기관이다. 예수님은 제자들의 비천한 발을 씻어주시며 섬김의 본을 보여주셨다. 이탈리아 화가 조반니 아고스티노 다 로디의 ‘사도들의 발을 씻는 그리스도’(1500년).국민일보DB
사진=게티이미지
천대받은 발, 하나님의 걸작품

우리 몸에서 발은 전체 부피의 2%밖에 되지 않는다. 부피를 적게 차지하면서도 비중 있는 역할을 담당하는 게 인간의 발이다. 그럼에도 우리 몸에서 가장 천대받고 무시 받는 부위다.

구조적으로 발은 머리로부터 가장 먼 말단에 있다. 손이나 얼굴에는 조금만 상처가 나도 병원을 찾는다. 그런데 발은 그냥 양말이나 신발로 가리고 다닌다. 굳은살이 박이고 못생겨도, 제일 피곤해도 손이 가지 않는다.

인류사를 보더라도 사람들은 발을 천대했다. ‘내 발 앞에 무릎 꿇으라’는 말은 가장 미천한 곳에 엎드리라는 뜻이다. 힌두문화권에서는 신었던 신발을 상대에게 벗어던지는 게 가장 심한 모멸이다. 한국인도 일본인들을 비하할 때 발에 비유한다.

예수님께서 제자들의 발을 씻어 주셨을 때의 일이다. 역설적이게도 예수님이 제자들의 몸을 어루만져 주신 부위는 손이나 얼굴이 아니었다. 가장 비천한 발이었다. 베드로는 예수님의 그 호의를 쉽게 받아들이지 못했다. 왜냐하면 가장 비천한 곳이 발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하나님께서 모세를 부르실 때에도 “네가 선 곳은 거룩한 곳이니 너는 신을 벗으라”고 하셨다. 발을 내어놓으라는 것이다. 하나님이 모세에게 원하신 것은 불어터진 발, 있는 그대로의 발이었다.

하나님의 걸작품, 뛸 때 몸무게 7배 견뎌

우리의 발은 비천한 것 같지만 사실은 가장 심오하고 아름다운 하나님의 최대 걸작품이라 할 수 있다. 레오나르도 다빈치는 이런 말을 했다. “인간공학 상 최대의 걸작이자, 최고의 예술품은 발이다.”

인간의 발의 구조가 바로 이 주장을 잘 뒷받침해 주고 있다. 하나님은 우리의 발을 대단히 경제적이고 정확하게 활동할 수 있게 만들어 주셨다.

발은 각각 26개의 뼈로 돼 있고 도합 52개의 뼈를 갖고 있다. 인간의 뼈 206개 중에서 25%를 차지한다. 또 양쪽 38개의 근육과 214개의 인대, 수백개의 혈관으로 이뤄져 있다.

발의 구조를 보면 크게 앞발과 중간발, 그리고 뒷발로 이루어져서 체중을 골고루 받쳐 주며 걸을 때 충격을 흡수하는 역할을 한다. 발가락들은 운동성이 많다. 체중을 한쪽에서 다른 쪽으로 옮겨 주는 지렛대 역할과 앞으로 밀고 나가는 추진력 역할을 한다.

발등은 이 모든 동작들을 매끈하고 유연하게 해주는 역할을 한다. 특히 아치형인 종족골의 구조로 돼 있어 충격을 완화해 준다. 점프를 하고 뛰어내려도 충격을 흡수하는 놀라운 구조를 갖고 있다. 발뒤꿈치는 발에서 가장 큰 뼈로 돼 있어 몸을 지탱해 주는 중심역할을 한다.

발에만 관여하는 근육은 38개다. 인대만 214개가 붙어 있다. 우리가 걸어가는 그 단순한 행동 하나에도 복잡한 인간공학이 작용하고 있는 것이다.

사람의 발은 걸을 때 몸무게의 3배를 버텨 낸다. 뛸 때는 7배의 무게를 견뎌 낸다. 인간의 발은 지구를 세 바퀴 이상 돌 수 있는 능력을 갖고 있다고 한다. 10만㎞ 이상을 걸을 수 있다는 말이다.

하나님께서 왜 이렇게 놀라운 발을 우리에게 주셨을까. 이유는 간단하다. 걸으라는 뜻이다. 그런데 그냥 무작정 걷는 게 아니다. 이토록 최첨단인 발을 선물 받았다면 우리의 발은 그 진가를 드러내며 걸어야 한다. 바울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발을 ‘좋은 소식을 전하는 자들의 발’이라 했다.

인간만 지닌 직립보행의 예술

땅에 사는 동물은 4개의 발을 갖고 있다. 물속에 있는 동물은 거의 발이 없다. 하늘을 나는 새들을 보면 인간처럼 발이 두 개밖에 없다. 땅속에 있는 동물 중 일부는 아예 발이 없다.

그렇다면 인간의 발은 무엇을 하기 위한 구조일까. 인간이 다른 동물과 다르게 독보적으로 갖고 있는 발의 기능은 바로 직립보행이다.

직립보행이란 손을 쓰지 않고 두 다리로만 서서 똑바로 걷는다는 뜻이다. 원숭이나 오랑우탄도 직립보행을 하지만 인간의 직립과는 차원이 다르다. 그들은 서고 걸을 때도 손을 쓰고 신체 해부학적으로도 똑바로 서는 게 아니다. 심지어 좌우로 뒤뚱거리면서 걷는다.

인간은 두 발이 가진 구조와 기능 덕에 똑바로 서서 걸을 수 있다. 두 발로서만 이를 가능하게 함으로서 인간의 두 손은 완전히 자유롭게 됐다. 인간은 두 손의 자유로 창의적이고 섬세한 일들을 할 수 있는 특혜를 누린다.

그 어떤 생명체나 동물도 갖지 못한 인간의 유일한 발구조가 종골(발뒤꿈치 뼈)과 전방으로 곧게 뻗은 엄지발가락, 그리고 아치형의 구조다. 이 세 가지 기능이 인간이 걸어갈 때 작용한다. 완벽한 직립보행을 가능하게 한다.

엄지발가락으로 체중을 분산시키면서 중심을 잡아 주고 네 발가락과 함께 걸어가게 한다. 이때 발의 아치형 구조는 몸의 체중과 압박감을 스프링처럼 흡수해 준다. 종골이 이 모든 균형을 잡아 주고 버티게 해 준다. 발목의 관절이 빗나가지 않고 정확히 앞으로 서서 걸을 수 있게 해 준다. 우리 발의 인대와 근육, 뼈의 모든 구조물들이 완벽한 직립보행의 예술을 만들어 내고 있다. 직립보행은 예술이다. 길 위에 서서 똑바로 바른길을 걸어가는 발, 이 발은 인간만이 가진 유일한 탁월함이다.

위에 것을 향해 서는 신앙인의 삶

마가복음 10장을 보면 길가에 앉아 있는 거지이며 소경인 바디매오 이야기가 나온다. 성경은 바디매오가 길가에 앉아 있다고 이야기한다. 길가 즉 길이 아닌 곳에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영적으로 누가 거지이고 누가 소경이며 누가 길이 아닌 곳에 앉아 있는 사람일까. ‘예수 밖’에 있는 사람들의 현존이다. ‘예수 밖’에 있는 상태가 진리를 보지 못하는 소경이요 아무런 의도 갖지 못한 거지다. 길과 진리 안에 들어가지 못하고 길 밖으로 팽개쳐진 우리 인간이다.

그런 바디매오가 ‘예수 안’으로 들어온다. 진리를 보게 된다. 예수의 의를 갖게 된다. 예수를 길에서 따르게 된다. 거지가 가진 자가 되고 소경이 보는 자가 되고 길 밖에 있던 자가 길 안에 있는 자가 된다. 무엇이 그렇게 만들었을까.

“맹인이 겉옷을 내버리고 뛰어 일어나 예수께 나아오거늘”(막 10:50). 바로 바디매오의 발이었다. ‘뛰어 일어나’ 바디매오가 위를 향해 똑바로 서게 됐다는 것이다. 직립보행으로 위를 향해 우뚝 선 발이 됐다는 것이다. 그렇게 우뚝 서서 직립보행하는 발이 됐을 때 바디매오에게 구원이 임한 것이다.

우리에게 고유한 발을 주신 이유는 직립보행하라는 것이다. 직립보행은 ‘길 안’에서 걷는 것이다. ‘예수 안’에서 걷는 것이다. 직립보행은 위를 향해 서는 것이다. 예수 안에서 ‘위에 것을 향해 서는 것’이다.

사람의 생각은 보이지 않는다. 우리는 그의 생각이 바로 섰는지 악한지 그의 뇌를 볼 수 없다. 그러나 발을 보면 알 수 있다. 그의 발걸음이 향하는 곳, 그의 발길이 머무는 곳, 그곳이 그의 생각이며 철학·가치관·신앙의 모습인 것이다.

☞ 건강 지식 - 무지외반증
발가락 뿌리쪽 뼈 튀어나와 빨갛게 부어오르고 통증


무지외반증은 발가락 뿌리 부분의 뼈가 튀어 나오면서 빨갛게 부어오르고 통증을 일으키는 질환이다. 이전에는 버선발이라 해서 버선처럼 앞쪽이 뾰족한 고무신 같은 것을 신어서 생긴다고 알려져 있었으나 최근에는 상당수가 하이힐 착용 때문에 생긴다. 그래서 여자들이 많이 걸린다.

하이힐을 많이 신으면 엄지발가락의 중족골이 튀어나오면서 빨갛게 부어오르고 통증이 느껴진다. 이 경우 엄지발가락이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해 힘이 없어지고 두 번째 발가락이 그 일을 대신함으로써 통증이 심해진다. 더 심해지면 발의 구조가 뒤틀리고 엄지발가락의 기능이 상실돼 발목과 무릎까지 통증이 올라온다.

무지외반증을 피하려면 토박스(Toes Box, 발가락이 들어가는 박스)가 뾰족하지 않은 신발, 즉 발가락이 들어가는 부분이 넓은 신발을 신는 게 중요하다. 무지외반의 각도가 40도를 넘어가면 엄지발가락의 기능이 없어져 병원에서 수술하는 것 말고는 대안이 없다. 통증이 심하고 열이 날 때에는 시원한 찜질이 좋다. 엄지와 두 번째 발가락 사이에 실리콘으로 된 토스페이서(Toes spacer, 발가락을 벌려 주는 것)를 넣으면 통증이 덜할 수 있다.

심하게 아프면 수술이 필요하다. 튀어나온 뼈만 자르면 되는 줄 아는 사람이 많지만 그렇게 하면 거의 실패한다. 수술은 튀어나온 뼈를 자르는 게 아니라 엄지 중족골의 기저부 방향을 바꿔 주는 것이다. 이를 교정절골술이라 한다. 교정절골술을 통해 뒤틀어진 발의 방향을 바꿔 주면 깨끗하게 치유될 수 있다.

정리=백상현 기자 100s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