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드 명칭 뒤 알파벳은 ‘클래스’ 의미… 수수료 부과 방식과 판매보수 달라져

입력 2018-10-12 04:04

직장생활 4년차인 A씨(27·여)는 몇 달 전 주거래 은행에서 펀드 가입을 권유받았다. 하지만 그동안 적금만 들어왔던 A씨에게 펀드의 세계는 너무 어려웠다. 그는 “어떤 펀드인지 설명을 들어도 무슨 뜻인지 모르겠더라”며 펀드 투자를 나중으로 미뤘다고 했다.

초보 투자자에게 펀드 이름은 암호와 같다. 자산운용사와 투자전략, 투자자산 등을 조합한 터라 천천히 뜯어봐야만 무슨 상품인지 이해할 수 있다.

특히 이름 맨 뒤에 붙는 알파벳은 무얼 뜻하는지 가늠하기조차 어렵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알파벳의 비밀’을 해독해 투자할 상품을 선택하는 것이 투자비용을 줄일 수 있는 지름길이라고 조언한다.

펀드 명칭 마지막에 있는 알파벳은 ‘클래스’(유형)를 의미한다. 클래스에 따라 수수료 부과 방식과 판매보수 등이 달라질 수 있다. A클래스는 가입 시점에 미리 수수료를 떼는 ‘선취 판매수수료 부과 펀드’다. 수수료가 높은 대신 판매보수가 저렴한 편이다. B클래스는 A클래스와 반대로 만기 시점에 수수료를 내는 ‘후취 수수료 부과 펀드’다. C클래스는 수수료가 없는 대신 운용사가 받는 판매 보수가 더 비싸다.

알파벳의 의미를 알았다면 투자 기간에 맞게 선택할 수 있다. 장기투자를 생각하고 있다면 A클래스가 C클래스보다 유리하다. A클래스는 가입할 때 1% 내외의 1회성 선취 수수료를 내야 하지만 매년 내는 판매보수가 상대적으로 낮기 때문이다.

반대로 단기투자자에게는 C클래스가 이득이다. 판매보수가 A클래스보다 높지만 가입할 때 선취수수료를 내지 않는다. 특히 단기투자자의 경우 가입 초기의 판매보수율이 높은 CDSC클래스는 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C1, C2 등으로 표시되는 CDSC클래스는 매년 판매보수가 줄어든다는 장점이 있지만 초기 비용부담이 커서 짧게 투자하는 이들에게 적합하지 않다.

판매보수를 아끼고 싶다면 펀드 이름에서 ‘E'나 ‘S'를 찾으면 된다. 이 알파벳이 붙은 펀드는 온라인에서 가입할 수 있는 펀드로, 창구판매 클래스에 비해 판매보수가 저렴하다. 과거에는 온라인 클래스가 없는 펀드들이 많았지만 지난해 하반기부터 설정된 모든 증권형 펀드에 온라인 클래스가 의무화됐다.

창구에서 가입할 때는 알파벳 ‘G'가 포함된 클린 클래스 펀드를 선택하면 판매보수를 줄일 수 있다. 판매 창구에서 ‘투자권유불원서'를 작성하는 투자자는 G클래스 가입이 가능하다. 예컨대 코스닥벤처펀드에 가입하면서 소득공제 혜택을 받기 위해 3년 이상 투자할 생각이라면 장기투자에 적합하고 판매보수가 저렴한 ‘A-e'클래스를 선택하는 것이 유리하다.

판매사별 수수료도 따져봐야 할 사항이다. 동일한 펀드 클래스의 경우 어느 판매사에서 가입하더라도 같은 판매보수를 낸다. 하지만 판매수수료는 판매사에 따라 통상 1% 이내에서 차이가 난다. 개별 펀드의 판매사별 판매수수료 정보는 금융투자협회 홈페이지에서 비교·확인할 수 있다.

임주언 기자 e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