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자이언츠가 9일 5위 KIA 타이거즈를 연장 접전 끝에 11대 10으로 꺾고 승차 없는 6위에 랭크됐다. 베테랑 문규현이 9회말 동점 희생플라이, 11회말 끝내기 안타를 치며 승리의 주역이 됐다. 개막 직후 1개월간 꼴찌였던 롯데는 시즌 막판 17경기 14승3패의 기적적인 질주로 ‘가을야구’를 위한 대역전 드라마를 쓰는 중이다.
양팀은 3회에 이미 ‘케네디 스코어’를 만들며 서로의 선발을 일찌감치 강판시켰다. KIA는 0-3으로 끌려가던 3회초에 박준태의 3타점 3루타 등으로 대거 8득점했다. 민병헌을 대신해 중견수로 나선 롯데 조홍석의 아쉬운 타구 판단이 KIA의 ‘빅 이닝’을 도왔다. 조홍석은 타구음을 듣자마자 반사적으로 앞으로 달리면서 KIA 나지완과 안치홍의 타구를 머리 뒤로 넘겨버렸다.
전준우 손아섭 이대호가 최다안타 타이틀을 두고 ‘집안싸움’을 벌이는 롯데의 타선도 만만찮았다. 롯데는 대량실점 직후인 3회말 주자를 쌓으며 KIA 선발 임기영을 끌어내렸다. 이어 안중열 민병헌이 바뀐 투수 황인준을 두들겨 1점차로 따라붙었다. 이대호는 6회말 김윤동을 상대로 8-8 동점을 만드는 좌전안타를 때려냈다.
KIA는 경기 내내 침묵하던 최형우가 8회초 적시타를 치며 9-8, 다시 1점차로 앞서갔다. 하지만 롯데는 9회말 다시 경기를 원점으로 돌렸다. 승리를 지키기 위해 올라온 KIA의 팻 딘을 전준우와 이대호가 연속안타로 공략, 3루에 동점 주자를 안착시켰다. 채태인이 삼진으로 물러났지만 문규현이 9구 승부 끝에 우익수 희생플라이를 때려 9-9 동점을 만들었다.
양팀은 연장 10회에 똑같이 만루 찬스에서 희생플라이를 치면서 1점씩을 주고받았다. 10-10 상황에서 돌입한 11회말, 롯데는 신인 한동희가 KIA 문경찬에게 좌중간 2루타를 뽑아냈다. KIA 배터리는 채태인을 고의사구로 거른 뒤 문규현과의 승부를 선택했다.
굳은 표정으로 타석에 들어선 문규현은 문경찬의 제3구에 힘껏 방망이를 돌렸다. 밤하늘을 가르며 뻗어간 타구는 좌익수의 키를 넘기는 끝내기 2루타가 됐다. 한동희의 홈인으로 4시간45분의 혈투가 마무리되는 순간이었다. 부산 사직구장의 환호는 한동안 계속됐다.
이경원 기자 neosarim@kmib.co.kr
<9일 프로야구 전적>
△한화 10-6 KT △삼성 8-4 SK △KIA 10-11 롯데(연장 11회)
문규현 11회 끝내기… 롯데, 5위 KIA와 승차 ‘0’
입력 2018-10-09 21: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