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쿠르트 카트와 공중전화 부스에서 미세먼지 실시간 측정

입력 2018-10-10 04:00
판매원이 야쿠르트 카트에 미세먼지 측정기를 설치하고 에브리에어를 시연하고 있다. 에브리에어는 미세먼지 지도 서비스로, 전국 골목 구석구석을 누비는 야쿠르트 카트와 일반 이용자의 휴대용 미세먼지 측정기 ‘에어비’ 등을 통해 사람들이 숨쉬는 높이에서 측정한 공기질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제공한다. 뉴시스

내년부터는 전국 골목 구석구석 생활 속 미세먼지 농도를 더 빠르고 정확하게 알 수 있게 될 전망이다. 야쿠르트 카트와 공중전화 부스 등 전국에 촘촘히 설치된 수만개의 미세먼지 측정기가 공기질 데이터를 모아 실시간으로 제공하기 시작한다. 빅데이터의 초석이 될 공기질 데이터와 정보기술(IT)을 연계한 새로운 미세먼지 저감 대책도 마련될 것으로 기대된다.

9일 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과 KT는 연내 전국에 공기질 측정 인프라를 구축하고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 형태로 미세먼지 데이터를 공개할 계획이다. 두 회사의 측정 인프라는 정부의 현행 미세먼지 관측 시스템보다 미세먼지 농도를 더 자주, 세밀하게, 다각도로 측정한다.

SK텔레콤은 이날 한국야쿠르트, 위닉스와 협력해 만든 대기질 측정 서비스 ‘에브리에어(everyair)’를 출시했다. 움직이는 측정기 수만개를 전국 곳곳에 포진시켜 미세먼지를 측정하는 게 특징이다. 전국 골목까지 구석구석 누비는 야쿠르트 카트 ‘코코’와 일반 가입자의 휴대용 미세먼지 측정기 ‘에어비’가 측정기로 활용된다. 전국 SK텔레콤 대리점 1000여곳 등 고정 장소에도 측정기가 설치된다.

에브리에어 앱은 가입된 통신사와 상관없이 누구나 무료로 활용할 수 있다. 다만 당장은 야쿠르트 카트 측정기가 500여대에 그치는 등 측정 인프라가 미비하다. SK텔레콤은 내년까지 카트 측정기를 1만여대, 휴대·고정형 센서를 14만개까지 늘려 인프라를 보강할 계획이다.

앞서 KT는 지난 5월 전국 동 단위 미세먼지를 1분 단위로 측정하는 공기질 측정기 1500개를 서울 및 6대 광역시에 구축했다. 인구 기준으로 전 국민의 50% 이상을 커버할 수 있는 수준이다. KT 측정기는 주로 통신주와 기지국, 공중전화 부스 등 생활공간과 유아 등 미세먼지 민감 계층 밀집 지역, 유동인구 집중 지역에 설치됐다. KT는 연말까지 ‘미세먼지 포털’ 앱을 만들고 미세먼지 데이터를 공개할 방침이다.

그동안 정부 관측망만으로는 미세먼지를 정확하게 측정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정부가 지난해 말 기준 전국에 운영 중인 미세먼지 측정소는 282곳에 그쳤다. 서울 측정소 1곳이 14㎢(축구장 약 2000개 크기)를 커버하고 있다. 측정 위치도 논란이 많았다. 하지만 이통사들의 데이터를 활용하면 다양한 미세먼지 저감책 추진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데이터를 공기청정기나 공조기, 인공강우 드론 등과 연동하거나 교통량과 유동인구·풍속·지형 데이터와 융합해 의미 있는 결론을 내릴 수 있다.

중국 정부는 이미 2013년부터 미세먼지를 줄이는 데 IT 기술을 활용해 베이징 일대 미세먼지 농도를 5년 동안 약 37% 줄였다.

오주환 기자 joh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