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企 대출 연체율 2개월 연속 ‘껑충’

입력 2018-10-09 18:44
중소기업의 은행권 대출 연체율이 2개월 연속 큰 폭으로 뛰었다. 대기업대출이나 가계대출에 비해 유독 상승폭이 두드러졌다.

9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8월 말 중소기업대출의 연체율은 7월 말(0.58%)보다 0.07% 포인트 오른 0.65%를 기록했다. 6월 말(0.48%)과 비교하면 0.17% 포인트 상승했다. 반면 대기업대출 연체율은 6월 말 1.78%에서 8월 말 1.80%로 0.02% 포인트, 가계대출은 0.25%에서 0.29%로 0.04% 포인트 오르는 데 그쳤다.

중소기업대출의 경우 지난 7월 1조원 규모의 신규 연체가 발생했다. 당시 금감원은 선박·자동차부품 제조업체를 중심으로 연체가 발생했다고 분석했다. 8월에도 신규 연체가 9000억원 발생하는 등 연체 규모는 크게 꺾이지 않았다. 금감원은 8월에는 특정 업체를 중심으로 연체가 발생한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현재 중소기업대출의 연체율이 과거에 비해 지나치게 높은 건 아니다. 지난해 8월 중소기업대출 연체율은 0.73%나 됐다. 2016년 8월에는 0.93%로 더 높았다.

문제는 그동안 저금리 기조로 연체율이 낮아지는 추세를 보였지만 앞으로 상황이 다르게 전개될 것이라는 데 있다. 기준금리 인상, 시장금리 추가 상승이 유력한 상황에서 중소기업대출의 연체율이 더 오를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금감원 관계자는 “지난해 말부터 꾸준히 연체율이 오르는 추세라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내수경기 부진, 무역 악화 등 대내외 환경이 좋지 않은 점도 우려되는 부분이다. 경영 악화를 겪는 개인사업자가 연체에 빠지지 않도록 은행이 만기연장 등을 지원하는 ‘개인사업자대출 119’의 이용 건수는 올해 상반기 5798건을 기록해 지난해 상반기보다 40%나 급증했다.

나성원 기자 na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