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량공유 업체 쏘카가 ‘스타트업의 무덤’으로 불리는 승차공유 사업에 진출한다. 다만 정부 규제와 택시업계 반발을 고려해 승용차를 제외한 승합차와 고급택시 등을 활용한다.
쏘카가 지분 100% 보유하고 있는 자회사 VCNC는 8일 서울 강남구 선릉로 디캠프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승차공유 플랫폼 ‘타다’(사진)를 공개했다. 타다는 우버나 카카오택시처럼 전업 운전기사가 요금을 받고 승객을 목적지까지 태워주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플랫폼이다. 다만 일반 승용차가 아닌 11∼15인승 승합차(기아차 카니발 등)와 배기량 3000㏄ 이상의 택시(고급택시)가 주력 차량이다.
타다는 승합차 서비스 ‘타다 베이직’을 먼저 출시한 뒤 고급택시 서비스 ‘타다 플러스’를 내놓을 계획이다. 초기 타다 베이직은 승합차 총 300대가 일반 택시요금보다 20∼30% 비싼 요금을 받고 승객을 목적지까지 데려다주는 형태다. 타다 플러스는 기존 카카오블랙처럼 고급택시 회사들이 플랫폼에 입점해 택시 영업을 할 수 있게 하는 서비스다.
타다가 승용차를 놔두고 운행비용이 비싼 승합차를 선택한 건 규제를 피하기 위해서다. 정부는 승차공유 부문에서 타다처럼 11∼15인승 승합차의 대리기사를 알선하는 방식의 ‘기사 포함 렌터카’ 방식만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고 판단했다. 고급택시를 선택한 것도 규제에 막혀서다. 일반택시는 요금책정 방식 등이 엄격해 승차공유 형태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없다.
그동안 승차공유 사업에 뛰어든 스타트업들은 규제에 막혀 번번이 고배를 마셨다. 최근 승차공유 스타트업 ‘차차 크리에이션’은 승용차를 활용한 ‘기사 포함 렌터카’ 사업에 뛰어들었다 국토교통부로부터 운수사업법 위반 가능성을 지적받고 고사 위기에 내몰렸다.
택시업계 반발도 승차공유 사업의 걸림돌이다. 택시 관련 4개 단체는 택시의 경쟁자가 될 수 있는 모든 종류의 승차공유 서비스를 거부해 왔다. 카카오가 최근 출퇴근 승차공유시장 진출을 추진했을 때도 택시업계는 ‘카카오 규탄 결의대회’를 열며 강력 반발했다. 택시 4개 단체는 이날 성명을 내고 “VCNC는 택시산업을 죽이는 타다 서비스를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오주환 기자 johnny@kmib.co.kr
쏘카 ‘스타트업 무덤’ 승차공유 사업 진출
입력 2018-10-08 18:04 수정 2018-10-08 21: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