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 개막 이후 1개월간 최하위, 지난달 말까지 8위에 그쳤던 롯데 자이언츠가 가을야구를 향한 대역전극을 꿈꾸고 있다. 최근 16경기에서 13승3패를 기록하는 무서운 집중력을 발휘하며 5위 KIA 타이거즈에 단 1게임 뒤진 6위에 랭크된 것이다. 뜨거운 방망이의 힘을 바탕으로 막판 흐름을 탄 롯데는 KIA와 4차례의 맞대결을 남겨뒀다.
8일 야구통계 사이트 스탯티즈에 따르면 롯데는 최근 16경기에서 0.333의 팀 타율을 기록했다. 이 기간의 팀타율은 페넌트레이스 우승을 확정한 두산 베어스(0.310)보다 높은 리그 1위다. 민훈기 SPOTV 해설위원은 8일 “경기마다 7∼8점을 쉽게 뽑아내는 타선의 힘이 롯데 막판 상승세의 원동력”이라고 말했다.
시즌 막판 롯데의 타선을 이끄는 선수는 전병우라는 새얼굴이다. 2015년 대학을 졸업한 뒤 롯데에 입단하자마자 병역을 해결한 그는 지난달 엔트리 확장으로 처음 1군 무대를 밟았다. 주로 7번, 8번의 하위타순으로 나섰지만 전병우는 최근 16경기에서 타율 0.485, 출루율 0.575를 기록했다. 이 기간만 놓고 보면 모두 리그 1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전병우의 안타와 득점이 이어지면서 롯데의 덕아웃은 들썩들썩한 분위기가 됐다고 한다. 그동안 조금은 외롭게 팀을 이끌어온 주축 선수들도 긍정적인 자극을 받아 심기일전했다. 최근 16경기에서 이대호는 타율 0.357에 7홈런, 손아섭은 타율 0.422에 4홈런, 민병헌은 타율 0.380에 4홈런이다.
베테랑 문규현은 이 기간 0.404의 타율로 하위타순의 한 축을 책임지고 있다. 롯데의 안방 고민을 해결해준 포수 안중열도 2루타 5개를 터뜨리며 알토란 같은 활약을 펼치는 중이다.
타선의 활약을 더욱 빛나게 만들어 주는 것은 불펜의 헌신이다. 롯데는 최근 13승 가운데 절반에 가까운 6승을 역전승으로 일궜다. 선발진이 불안하더라도 경기 중반부터 불펜진이 힘을 내는 가운데 타선이 폭발하며 승리를 가져가는 흐름이 반복되고 있다.
롯데의 불펜은 지난 여름 지친 기색을 보였지만 아시안게임 휴식기를 지나며 체력 충전에 성공했다. 마무리 손승락은 롯데의 최근 16경기 중 10경기에 나서 1승9세이브를 올렸다. 이 기간 평균자책점은 0이다. 거의 매 경기에 등판하는 구승민과 오현택도 준수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민 해설위원은 “윤길현의 경우 다시 예전의 좋은 슬라이더를 던지기 시작했다”고 분석했다.
페넌트레이스 종료까지는 1주일, 롯데는 KIA와 마지막까지 5위를 두고 다툰다. 롯데와 KIA는 공교롭게도 시즌 중 맞대결이 취소된 경우가 많았다. 9일 부산 사직구장, 11일부터 13일까지 광주 챔피언스필드에서 벌어지는 두 팀의 맞대결을 팬들은 ‘준와일드카드 결정전’이라 부른다. 민 해설위원은 “롯데와 KIA는 모두 타선의 분위기가 뜨겁다”며 “결국은 불펜 싸움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경원 기자 neosarim@kmib.co.kr
가을야구 나도! 다시 활화산 된 롯데
입력 2018-10-09 04:00 수정 2018-10-09 10: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