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적 파생 상품 굿즈 인기 고공행진

입력 2018-10-09 04:04 수정 2018-10-10 04:04
온라인서점 알라딘에서 최근 내놓은 굿즈인 만년필. 육각 연필을 손에 쥐었을 때의 느낌을 그대로 살린 디자인으로 좋은 반응을 얻었다. 알라딘 제공

“책을 사서 굿즈를 받은 건지, 굿즈를 받기 위해 책을 사는 건지….”

한 네티즌은 최근 블로그에 이런 글과 함께 만년필 사진을 올렸다. 지난달 온라인서점 알라딘을 통해 구한 굿즈(goods)였다. 굿즈는 ‘제품’이라는 뜻을 지닌 단어이지만 서점가에서는 책 판촉을 위해 서점이나 출판사가 제작한 파생 상품이라는 뜻으로 통용되고 있다.

알라딘은 일정 금액 이상의 책을 구매한 고객에게 마일리지로 특정 굿즈를 구매할 수 있도록 하고 있는데 만년필은 지난달 이 서점이 내놓은 신규 굿즈였다. 만년필은 준비한 수량이 하루 만에 동이 날 정도로 반응이 좋았다고 한다. 특이한 건 굿즈를 구하려는 열기가 뜨거운 게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라는 점이다. 굿즈의 인기는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온라인에서는 “굿즈를 구경하다 책을 샀다”거나 “굿즈의 노예가 됐다”는 글을 자주 만날 수 있다.

온라인서점들은 저마다 특색 있는 굿즈를 내놓으면서 눈길을 끌고 있는데 선두 주자는 알라딘이다. 알라딘 관계자는 8일 “처음부터 ‘굿즈’라는 이름을 내걸고 전략적으로 이 분야에 뛰어든 건 아니다”며 “고객들이 ‘알라딘 굿즈’라는 명칭을 붙여줬다”고 말했다.

알라딘 굿즈가 본격적으로 인기를 모으기 시작한 건 2014년 책 모양의 베개와 냄비받침을 선보이면서부터다. 이후 알라딘은 에코백 담요 마우스패드 마그넷 같은 굿즈를 선보였다.

굿즈의 인기는 도서 판매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다. 알라딘에서는 매년 7월 고객들을 상대로 ‘베스트 서비스’가 무엇인지 묻는 설문을 진행하는데, ‘굿즈’라고 답한 비율은 2017년과 올해 조사에서 각각 22.5%(1위), 18.6%(2위)를 기록했다.

알라딘 굿즈가 화제가 되면서 다른 온라인서점들도 ‘굿즈 마케팅’에 관심을 쏟고 있다. 예스24는 지난 1월 시인 윤동주의 작품이나 화가 빈센트 반 고흐의 그림을 활용한 ‘북램프’를 선보였다. 이 서점에서 내놓는 각종 문구류 굿즈도 인기다. 최근엔 가을 소풍을 떠나는 고객들을 위해 도시락 세트나 휴대용 컵 등의 제품을 내놓기도 했다.

예스24 관계자는 “북램프는 출시된 지 보름 만에 소진율이 83%를 기록할 정도로 인기가 좋았다”며 “곰돌이 푸 캐릭터를 활용한 우산 역시 추가 구매 문의가 폭주했었다”고 전했다. 이어 “굿즈 자체가 도서 판매에 아주 큰 영향을 미치는 건 아니다”면서도 “책의 내용과 조화를 이루는 제품인 경우 적지 않은 시너지 효과를 내는 것 같다”고 했다.

박지훈 기자 lucidfal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