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과 게임, 인터넷 중독 등에 노출된 자녀들을 어떻게 믿음으로 양육해야 할까. 쉐마학당연구원장 설동주(과천약수교회) 목사는 크리스천 부모들의 자녀양육 방법이 신명기 6장 4∼9절에 나와 있다고 했다.
“너는 마음을 다하고 뜻을 다하고 힘을 다하여 네 하나님 여호와를 사랑하라 오늘 내가 네게 명하는 이 말씀을 너는 마음에 새기고 네 자녀에게 부지런히 가르치며.”(신 6:5∼7)
지난 3일 경기도 과천 별양로 과천약수교회에서 만난 설 목사는 “자녀에게 말씀을 가르치고 신앙을 전수해야 할 가장 큰 책임이 부모에게 있다”며 “부모가 먼저 하나님의 말씀을 가슴에 새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부모가 하나님의 명령대로 살지 않으면서 자녀들을 교회에 맡기기만 하고 무관심해선 안 된다는 것이다. 교회도 다음세대 양육을 하지만 부모가 일차적인 양육자라는 뜻이다.
부모들은 자녀를 말씀으로 어떻게 교육시켜야 할지 막연해한다. 설 목사는 ‘쉐마교육’을 제안했다. 쉐마는 히브리어로 ‘들으라’는 뜻이다(신 6:4). 쉐마교육은 신명기 말씀대로 자녀에게 하나님의 말씀을 가르치는 신앙교육을 뜻한다. 쉐마교육은 부모와 자녀 모두에게 해당되는 것이기 때문에 단순히 교회학교 교육에 그치는 것이 아니다. 장년 교육을 포함하는 목회 방법이다.
쉐마교육의 핵심은 ‘하브루타’이다. 하브루타는 서로 짝을 지어 질문과 대화를 통해 토론하고 논쟁하는 유대인의 전통 학습방식이다. 교회는 쉐마교육을 실시할 때 하브루타를 교재에 적극적으로 도입해 시행한다. 이런 방법이 자녀가 하나님의 말씀을 가르쳐 지키게 하는 데 유용하다고 여기기 때문이다.
설 목사는 “예수님은 상대방의 생각을 질문하고 대화하면서 소통하셨다”면서 “예수님의 이런 모습이 누가복음 2장 46∼47절 등 신약에 300번 이상 나온다. 자녀들에게 주입식으로 말씀을 가르쳐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쉐마학당연구원은 한국교회와 세계교회에 쉐마교육을 확산시키고 뿌리내리기 위해 설립됐다. 다른 교회들이 원활하게 쉐마교육을 하도록 자료를 제작·보급하고 있다.
설 목사는 쉐마교육 대상자로 본 교회에 등록된 신자로 한정한다. 지역교회에 피해를 주지 않기 위함이다. 대신 매년 두 차례 콘퍼런스를 열어 다른 교회에서도 쉐마교육을 적용하도록 방법을 공유한다. 지금까지 목회자와 교육자 등 3500여명이 참석했고 현재 600여 교회에서 쉐마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오는 15∼17일 경기도 안성 도라지길 사랑의교회 수양관에서 제14기 글로벌 쉐마학당 지도자 콘퍼런스를 개최한다.
설 목사는 “쉐마교육이 우리 교회 담장을 넘어 한국교회와 세계교회로 확산되길 바란다”며 “다음세대 회복에 부모와 소통하고 토론하는 쉐마교육이 대안점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쉐마교육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주일쉐마교육은 철저한 성경 중심의 교육이다. 창세기에서 요한계시록까지 성경에서 뽑은 150개 주제를 체계적으로 배열해 3년 과정의 커리큘럼으로 진행된다. 150개 주제 속에는 학생들에게 가르쳐야 하는 기독교적 가치와 성경 사상이 총망라돼 있다. 한 주에 한 개씩 다루면 3년이 소요된다. 유치부부터 유년부 초등부 중등부 고등부까지 각각 3년 과정 동안 주일쉐마교재로 공부한다. 3년이 지나면 동일한 주제를 반복하되 같은 주제라도 성경본문과 수준을 달리해 반복 심화교육을 한다. 매주 주제에 맞는 암송구절이 있고 그 암송구절을 본문으로 한 설교와 공과공부 교재를 제작해 진행한다.
매주 토요일 오후에 진행되는 토요쉐마학당에서는 부모가 자녀에게 직접 하나님의 말씀을 가르친다. 단순히 성경 지식만을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부모의 경험과 지혜를 대화와 토론을 통해 전달한다. 설 목사는 “부모와 자녀가 대화하며 서로의 고민과 기도제목을 알게 되니 소통에 벽이 생길 수 없다. 삶에 말씀을 적용하면서 함께 성장하게 된다. 교회의 기초인 가정이 말씀으로 세워지게 된다”고 전했다.
독특한 쉐마교육 프로그램
가족과 함께 성경 암송… 믿음·인성 두 마리 토끼 잡아
과천약수교회의 쉐마교육 프로그램 중에는 가족들이 함께 참여하는 것이 많다.
설동주 목사는 “부모의 삶을 보면서 자녀들이 그대로 배우게 된다. 가족이 함께 쉐마교육을 할 때 말씀과 인성교육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3대와 함께 드리는 주일예배’는 조부모에서 손자에 이르기까지 3대가 예배를 드리며 삶으로 신앙을 전수한다. 교회 안에서 어른과 아이들 사이의 예배문화 이질감을 극복하기 위해 기획됐다. 자녀들을 위해 설교 도중에 영상을 사용하기도 하고 어른과 아이들 모두 공감할 수 있는 설교주제를 선택한다.
교회는 예배 때 아이들이 예배순서에 참여하도록 권면한다. 아이들은 찬양대에서 어른들과 함께 찬양하고, 성경봉독을 담당하기도 한다.
‘부모님과 함께하는 금토쉐마캠프’는 부모와 자녀가 함께 효와 예절을 배우는 인성캠프이자 부모자녀의 관계회복을 추구하는 가족소통캠프이다. 예를 들어 제기차기 연날리기 투호놀이 등 전통놀이를 통해 부모와 자녀 간 친밀감과 유대감을 형성한다.
‘역사탐방’은 자녀들이 고난의 현장을 직접 방문해 고난의 역사를 가슴으로 느끼도록 교육하는 프로그램이다. 설 목사는 “자녀들이 역사탐방 프로그램을 통해 나라를 자랑스럽게 생각하도록 자긍심을 키워주고, 선교사들의 숨결과 사랑을 느끼도록 하는 데 중점을 둔다”고 덧붙였다.
가족이 함께하는 프로그램 외에도 쉐마교육에서는 ‘암송’을 강조한다. 주일쉐마교육에선 매주 암송성구를 외우게 하는데 3년 커리큘럼 과정을 이수하면 150개 성구를 암송하게 된다. 토요쉐마학당에서도 자녀들이 암송하고 발표하도록 한다. 암송학교는 자녀들에게 암송하는 방법을 가르치고 암송을 독려하기 위해 매주 토요일 오후 4시에 열린다. 영어찬앙도 30분간 배운다.
설 목사는 “암송을 하면 뇌 변형이 일어나 기억력과 학습능력, 표현력 등이 향상된다”며 “특히 말씀에 대해 토론하고 암송하면 자녀들이 하나님의 사람으로 변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과천=김아영 기자 singforyou@kmib.co.kr
성경 지식과 부모의 경험·지혜 자녀에 전하는 ‘쉐마교육’
입력 2018-10-09 00: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