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野 보수대통합 ‘동상이몽’

입력 2018-10-08 04:03

자유한국당 주변에서 범보수 통합전당대회의 필요성과 당위성을 거론하는 목소리가 부쩍 늘고 있다. 내년 2월쯤으로 예상되는 한국당 전당대회 때 바른미래당 인사들을 포함한 당 안팎의 보수 진영 주자들이 한 무대에 총출동해 경쟁하고, 단일 지도체제 아래 뭉쳐야 범여권 세력에 대항할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는 논리다. 당 핵심 당직자는 7일 “무조건 ‘큰 판’으로 가게 돼 있다. 그래야 산다”고 말했다.

실제 한국당 지도부는 통합전대론 동력 마련에 부심하는 중이다.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은 최근 오세훈 전 서울시장과 회동해 보수통합 문제를 논의하는 등 외부 인사들과의 접촉면을 넓히고 있다. 김 위원장은 “범보수·범우파 결집은 이분들(보수 진영)의 소망”이라며 “저도 동의한다”고 밝힌 바 있다. 김용태 사무총장도 “보수 대통합 전당대회가 비대위 활동의 마지막 목표”라고 했다.

한국당 조직강화특별위원회 위원으로 합류, 인적 쇄신의 키를 쥐게 된 전원책(왼쪽 사진) 변호사는 지난 4일 기자회견에서 “보수가 분열돼서는 희망이 없다”고 단언하며 “보수 단일대오는 국민의 뜻”이라고 강조했다.

결국 한국당 비대위가 추진 중인 당 가치 재정립, 인적 쇄신 등 혁신 방안도 통합전대로 가는 로드맵과 함께 작동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이런 흐름 속에서 당 외부의 황교안 전 국무총리, 오 전 시장, 유승민 전 바른미래당 대표 등과 당내의 홍준표 전 대표, 김무성 의원, 김성태 원내대표, 심재철 의원 등이 당권 주자 후보군으로 얘기되고 있다. 이와 함께 ‘새 얼굴 발굴론’ 역시 꾸준히 제기된다.

문제는 정계개편 문제와도 맞물려 있는 통합전대론에 대한 바른미래당 지도부의 냉담한 반응이다. 김관영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한국당 일각에서 바른미래당과 결부시켜 정계개편을 얘기하는데, 공식적으로 자제를 촉구한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 당 주요 인사들에게 (개별적으로) 구애하는 것까지는 막을 수 없겠지만 당 대 당 통합을 운운하는 것은 예의가 아니다”고 말했다. 앞서 손학규(오른쪽 사진) 대표도 “한국당은 보수 세력의 중심이 될 수 없고, 앞으로 분열될 것”이라며 통합전대론을 일축했다. 바른미래당 지도부가 구상하고 있는 야권 재편 방향도 한국당 주도 방식과는 거리가 먼 상황이다.

유 전 대표의 행보도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바른미래당 창립 공신인 그는 6·13 지방선거를 기점으로 당과 벽을 쌓고 지내지만 그렇다고 한국당 쪽에 다가서는 기미도 보이지 않는다. 한국당 일각에 ‘유승민 비토’ 기류가 여전히 존재하고 있기도 하다.

지호일 이형민 기자 blue5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