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관영 원내대표 체제 100일 맞은 바른미래… 남북문제 엇박자로 ‘골머리’

입력 2018-10-07 18:40

김관영(사진) 원내대표 체제 100일을 맞은 바른미래당이 남북 문제를 둘러싼 당내 갈등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일부 의원들은 최근 “당 지도부가 판문점 선언 비준동의안 처리를 밀어붙이니 제동을 걸어 달라”는 같은 당 의원 명의의 문자를 받기도 했다.

김 원내대표는 7일 국회에서 취임 100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최근 당내 불화에 대해 “당에서 일어나는 여러 움직임은 국가 주요 정책과 관련된 건강한 토론”이라고 진화를 시도했다. 그러나 바른정당과 국민의당 출신이라는, 당을 구성하는 두 세력이 대북 관계 설정에서 태생적 차이를 드러내며 파열음은 이어지고 있다.

복수의 의원들은 최근 한 동료 의원으로부터 “김관영·손학규 등 지도부가 판문점 선언 비준안 처리를 밀어붙이고 있다. 바른정당 출신의 (입장이) 어중간한 의원들이나 안철수계 비례대표 의원들을 설득해주시면 좋겠다”는 내용의 문자를 받았다. 일부 의원들과 지지자들에게 비준안 저지를 호소하는 취지의 문자였다. 이를 두고 남북 이념 문제를 둘러싼 태생적 불협화음이 그대로 노출된 상징적 장면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한 당내 인사는 “당이 진보부터 보수까지 의견이 다양하니 안고갈 수밖에 없는 문제지만 그래도 예의는 갖춰줬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비준에 부정적인 지상욱 의원도 전날 페이스북 글에서 “우리는 민주당 2중대가 아니다’면서 지도부를 비판했다. 그는 “국가 안위를 논의하는 8일 의원총회에 조명균 통일부 장관을 느닷없이 불러 정부의 장밋빛 구상을 듣겠다는 건 적절치 않다”고 덧붙였다.

반면 당내 핵심 관계자는 “불만이 있으면 의총장에 나와 조 장관에게 비핵화 협상을 제대로 하라고 요구하면 되지 않느냐”며 “대부분 의원들은 정부 설명을 들어보자는 입장”이라고 전했다.

이형민 기자 gilel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