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고강도 대책 약발… 서울 아파트값 ‘주춤’

입력 2018-10-08 04:00
지난주 서울 아파트값이 0.19% 상승에 그치며 주춤했다. 정부가 9·13, 9·21 대책을 연이어 발표한 뒤 추석 연휴를 기점으로 부동산 시장이 안정세에 접어든 형국이다.

7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10월 첫 주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지난달 21일 대비 0.19%의 가격 변동률을 기록하며 상승폭이 크게 둔화됐다. 서울과 인접한 평촌, 판교 등 신도시 아파트값은 0.18% 상승했고, 경기·인천은 0.08% 상승하는 데 그쳤다. 수도권 지역의 상승 흐름은 여전했지만 가격 오름폭이 둔화되면서 대책 발표 이전의 매물 실종과 가격 폭등 기류는 잦아드는 모습이다.

시장이 안정 국면에 접어든 것은 가격이 크게 오른 상황에서 매매 시점을 놓고 매도자와 매수자들이 치열한 눈치싸움을 벌이고 있기 때문이다.

지속적인 호가 상승에 ‘꽃놀이패’를 만끽하던 집주인들은 대책 발표 후 급매물이 시장에 나오는 등 집값이 약세로 돌아서자 매물을 거둬들인 채 시장 동향을 살피는 중이다.

집값 폭등이 계속되자 추격 매수에 나섰던 매수자들 역시 정부의 대출 규제와 내년 종합부동산세 시행 등으로 추가 하락 전망이 우세해지자 매수 주문을 거둬들이고 관망에 들어갔다.

업계 관계자는 “매수, 매도 양측 모두에게 지금은 거래 타이밍이 아니라는 인식이 팽배해 있다”고 전했다. 달라진 시장 상황에 매매계약 파기로 인한 분쟁 사례가 곳곳에서 들려오는 등 정책 발표 이후 시장의 불확실성이 거래 시장을 얼어붙게 하는 요인이다. 9·21 공급 대책 발표 후 그린벨트 해제를 두고 정부와 서울시 간 이견이 여전한 데다 향후 추가 정책 발표 등 시장변수가 산적한 만큼 매도, 매수자 모두 당분간 관망세를 유지할 전망이다.

전세시장 역시 가을 이사철이 시작됐지만 안정적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서울이 0.03% 변동률로 전주 대비 0.04% 포인트 상승폭이 둔화됐고 수도권과 신도시도 보합세를 보였다. 다만 본격적인 이사철을 맞아 재개발·재건축 이주 지역을 중심으로 매물이 귀해지면서 전세가격 상승세가 차츰 커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정건희 기자 moderat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