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국채금리 급등 여파 코스피 35P 급락 2280선 붕괴

입력 2018-10-05 04:04

미국 국채금리 급등 여파로 코스피지수가 2280선 아래로 무너졌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를 인상한 지 1주일 만이다.

원·달러 환율도 1130원 선에 육박했다. 한국의 국채 가격도 떨어져 주식, 채권 가치, 원화 가치가 모두 주저앉는 ‘트리플 약세’ 현상이 나타났다.

4일 코스피지수는 35.08포인트(1.52%) 하락한 2274.49에 마감했다. 외국인은 5263억원을 팔아치웠다.

4거래일째 ‘팔자’ 행진이다. 지난밤 미 국채금리는 10년물의 경우 2011년 7월 이후 최고치인 연 3.18%로 마감했다. 외국인들은 상대적으로 위험한 자산인 한국 주식을 대거 팔아치웠다.

지난달 27일(한국시간) 미 연준 기준금리 인상 이후 외국인은 코스피시장에서 약 1조원을 순매도했다. 대장주인 삼성전자(-2.19%)와 SK하이닉스(-2.37%)가 하락했다. 코스닥지수도 0.75% 내렸다.

원화 가치도 추락했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10.7원이나 오른 1129.9원으로 장을 마쳤다. 미국 경제 호조가 달러 강세를 부채질했다. 미국은 지난달 민간부문 고용 증가가 23만명을 기록해 시장 전망치(18만5000명)를 훌쩍 뛰어넘었다. 달러 강세로 신흥국 시장의 자금 유출 우려가 커지는 상황이다.

일각에선 앞으로 한국과 미국 간 금리 격차가 더 커지면 자본유출이 가속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다만 국내 경기가 부진한 상황에서 금리를 올리긴 어렵다는 반박도 만만치 않다. 수출 지표를 제외하면 고용 및 경기선행·동행지수 등 각종 지표가 좋지 않다.

금융투자업계에선 이날 미 국채금리 상승 및 주가 급락이 단발성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미국 경기가 좋지만 내년에 기준금리를 세 차례 올릴 만큼 미국의 물가 상승 압력이 높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김두언 KB증권 선임연구원은 “현재 주가 조정은 미국의 금리 상승이 국내 주식시장에 선반영되고 있는 모습”이라며 “앞으로의 금리 상승세가 단발성일지 추세적일지는 결국 미국의 물가 상승률 수준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나성원 기자 na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