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전기버스 타보니 매끄러운 승차감… 한번 충전에 200㎞ 운행

입력 2018-10-05 04:04
8일부터 본격 운행을 시작하는 대전시 전기버스의 모습. 1회 충전으로 200∼300㎞를 운행할 수 있다.

4일 오후 1시30분. 대전시청 남문광장 앞에 세워진 2대의 버스 주변으로 사람들이 몰리기 시작했다. 오는 8일 첫 운행을 앞둔 전기버스다. 버스에 표기된 노선은 급행1번과 311번. 대전 도심 주요지역인 진잠·서대전·대전역을 경유하는 급행1번은 우진산전의 ‘아폴로1100’ 모델이, 주요 대학들과 오월드를 경유하는 311번은 현대자동차의 ‘일렉시티’ 모델이다.

외관은 흔히 볼 수 있는 압축천연가스(CNG) 버스와 비슷했다. 하지만 진가는 내부에서 드러났다. 버스 내부에 들어선 이들은 정지 상태인 줄 알았던 차량에 이미 시동이 걸려있다는 사실을 깨닫고는 크게 놀라는 모습이었다.

조용한 버스 내부와는 달리 밖에 서있던 버스 마니아들의 손길은 분주했다. 셔터를 쉴 새 없이 누르며 버스의 모습을 담던 ‘버사모’ 회원 김성구(25)씨는 “이번 모델은 저상버스로 개발돼 교통약자들이 더욱 쉽게 이용할 수 있다”며 “세금이 올바르게 쓰이는 것 같아 시민으로서 매우 기쁘다”고 말했다.

오후 2시가 되자 20여분의 짧은 시범운행이 시작됐다. 디스플레이 방식을 채용한 계기판도 덩달아 바쁘게 돌아가기 시작했다. 계기판은 속도계를 비롯해 모터온도, 연비, 전압 등의 정보가 실시간으로 표기됐다. 승차감은 일반 CNG버스와 큰 차이가 없었지만, 출발시의 부드러움은 화석연료를 사용하는 버스보다 매끄러웠다.

특히 전기버스인 만큼 소음에 큰 강점을 보였다. 엔진 소리가 따로 없기에 에어컨과 모터가 돌아가는 소리, 노면과 타이어가 부딪히면서 나는 소리 정도가 전부였다. 이동 가능 거리도 길어 정원 49명을 태우고 정속주행을 한다면 200㎞는 거뜬히 움직일 수 있다는 것이 제조사 측의 설명이다.

시는 앞으로 두 버스를 6개월간 시범운행한다. 타 지자체보다 전기버스 도입이 늦었던 만큼, 시는 내년에 수소버스를 투입하며 발빠르게 친환경 버스로 전환한다는 방침이다. 양승찬 대전시 교통건설국장은 “전기버스는 화석연료를 사용하지 않는다는 것이 큰 장점”이라며 “전기 및 수소버스 확대방안을 마련해 대기환경 개선에 일조하겠다”고 말했다.

대전=글·사진 전희진 기자 heej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