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총리 연설문 민간 방송작가가 관여… 자문료 줬다”

입력 2018-10-04 18:28 수정 2018-10-04 21:58

민간인 신분의 방송작가가 이낙연(사진) 국무총리의 연설문 작성에 참여하고, 자문료 명목으로 1000만원가량을 받아간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일고 있다.

심재철 자유한국당 의원은 한국재정정보원의 재정정보시스템에서 확보한 자료를 분석한 결과 방송작가 박모씨가 지난해 12월부터 지난달까지 12차례 연설문 작성 사례금 및 회의 참석 수당으로 모두 981만원을 수령했다고 4일 밝혔다.

심 의원은 총리 연설문 작성을 담당하는 공보실 및 소통메시지 비서관 등 별도 인력이 있는데도 민간인에게 연설문을 맡긴 것은 예산 낭비라고 지적했다. 또 내부회의에 참석한 박씨를 통해 국가 안위·안보 관련 문건, 정보 등이 유출됐을 수 있다는 의혹도 제기했다. 박씨는 2012년 대선 때 문재인 후보 캠프에서 활동했다. 심 의원은 “박근혜 전 대통령은 민간인 최순실씨가 연설문 작성에 참여한 게 발단이 돼 탄핵됐다”며 사안의 심각성을 지적했다.

이양수 한국당 원내대변인은 “이 총리는 그동안 국정 연설문이 아니라 드라마 대본을 읽은 셈”이라며 “이제 쇼를 그만하고 드라마의 세계에서 현실 세계로 돌아오라”고 비판했다.

이 총리는 대정부 질문에서 관련 질의가 나오자 “연설문을 쓰는 사람이 2명뿐이라 도저히 일을 감당할 수 없어서 한 분을 식구처럼 모시고 함께한 것”이라며 “안보·통일 분야는 대통령 직할이라 총리에게는 (업무가) 안 온다”고 답변했다. 총리실은 “총리 업무 수행에 필요할 경우 자문위원을 둘 수 있다는 내부규정에 따라 연설 자문위원을 뒀고 자문료 형태로 지급한 것으로 규정상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심우삼 기자 sa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