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서 604채 소유… 부산 60대 ‘주택왕’

입력 2018-10-04 19:58
임대사업자 중 가장 많은 주택을 등록한 사람은 부산에 사는 60대로 604채를 소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2살짜리 영아가 임대주택을 보유한 경우도 있었다.

4일 국토교통부가 자유한국당 김상훈 의원에게 제출한 ‘임대사업자 주택등록 현황’(법인 제외 개인 기준)에 따르면 올해 7월 기준 한국 최고 ‘주택왕’은 부산의 60대 A씨로 임대주택 604채를 소유한 것으로 조사됐다. 545건을 등록한 서울의 40대 B씨, 531채를 소유한 광주의 60대 C씨 등이 뒤를 이었다. 주택 수 상위 보유자 10명의 주택은 4599채로 1인당 평균 460채에 달했다. 상위 10명 중 40대가 절반을 차지했고, 서울보다는 지방에 주소지를 두고 있는 사람이 많았다.

업계에서는 수백 건의 임대주택 물량을 소유한 개인은 전문 임대사업자이거나 건설 관계 사업자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의원실 관계자는 “연립주택이나 원룸 등으로 임대사업을 하거나 지방 건설사를 운영하다가 미분양으로 공실 물량을 개인이 떠안은 경우 등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소 연령 임대사업자는 각각 주택 1건씩을 등록한 인천과 경기의 2세 영아였다. 다주택자들이 보유세 등 세 부담을 피하기 위해 자녀·손주에게 증여를 하고, 임대업 등록 관련 혜택을 고려해 사업자 등록을 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들을 포함해 최소 연령 10명 중 6명이 서울에 살고 있었고, 3명은 경기도에 거주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통상 중위권 소득가구가 서울에서 내 집 마련에 걸리는 시간이 약 10년이라고 볼 때 이들은 출생과 동시에 주거 문제가 해결된 셈이다.

지난 5년간 10, 20대 임대사업자 비율도 크게 증가했다. 20대 임대사업자는 2014년 748명에서 올 7월 6937명으로 9배 이상 증가했고 10대도 꾸준히 증가해 현재 179명이 임대사업자로 등록돼 있다.

김 의원은 “아직 임대사업자들의 임대소득을 정확히 파악하지 못하는 측면이 있다”며 “더 많은 다주택자가 적법하게 등록하고 정당하게 세금을 낼 수 있도록 양성화하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건희 기자 moderat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