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해군의 문화축제’ 10∼14일 제주서 개최

입력 2018-10-05 04:00
오는 10일부터 제주도와 인근 해역에서 ‘2018 대한민국 해군 국제관함식’이 열린다. 2015년 10월 부산에서 열렸던 우리 해군만의 관함식에 참가한 함정들이 위용을 자랑하고 있다. 뉴시스
시민단체 회원들이 4일 서울 종로구 참여연대에서 국제관함식 개최 및 일본 자위대 입항을 반대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는 모습. 뉴시스
세계 각국의 해군이 한자리에 모여 화합과 세계평화를 도모하는 국제관함식이 역대 최대 규모로 제주에서 열린다.

해군은 민군 화합의 의미를 담아 오는 10일부터 14일까지 제주민군복합형관광미항을 비롯한 제주도 및 인근 해역에서 ‘2018 대한민국 해군 국제관함식’을 개최한다고 4일 밝혔다. 우리나라에서 세 번째로 열리는 이번 국제관함식에는 14개국·21척의 외국 군함과 45개국 대표단을 포함해 총 50여척의 군함과 20여대의 항공기가 참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은 항공모함 로널드 레이건함 등 4척, 러시아 해군은 바랴그함 등 3척, 인도네시아 해군은 범선이 참가한다. 호주·중국·인도·인도네시아·일본·러시아·싱가포르·미국 등 8개국은 이번 관함식까지 우리나라가 개최한 세 번의 국제관함식에 모두 참가한다.

국제관함식은 ‘해군과 함께’ ‘국민과 함께’라는 구호에 걸맞게 크게 2가지 행사로 나눠 진행된다. ‘해군과 함께’ 행사로는 국내외 해군함정이 대거 참가하는 해상사열을 비롯해 서태평양 해군심포지엄, 함정기술세미나·해양무기학술대회, 참가국장병연합봉사·친선체육활동, 특별방산기획전 등이 진행된다. ‘국민과 함께’ 행사로는 국민 초청 부대개방 행사, 세계해군과 한류콘서트를 장식하는 국제관함식 기념공연, 평화의 밤 불꽃축제 등이 펼쳐진다.

하지만 일본 해상 자위대가 관함식에 전쟁범죄를 상징하는 욱일승천기를 달고 참석할 것으로 전해지면서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등에는 ‘욱일기를 단 일본 자위대의 제주해군기지 입항을 거부해 달라’는 글이 잇따르며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윤미향 정의기억연대 이사장은 전날 일본대사관 앞에서 열린 수요집회에서 한·일 위안부 합의 폐기를 촉구하며 “일본 군함이 전쟁범죄 깃발을 달고 제주에 온다고 한다”며 “평화의 상징이 된 제주에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게 함께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2일에는 더불어민주당 이석현 의원이 국내에서 욱일기 등 일제의 상징물을 사용하지 못하게 하는 내용을 담은 형법과 영해·접속수역법, 항공안전법 개정안 등 3개 법안을 대표 발의했다.

해군 관계자는 “제주 국제관함식에 함정을 보내는 상당수 참가국들은 해상사열 때 자국기와 태극기를 달라는 요청에 따르겠다고 답변했지만 일본은 아직 답신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국내에서 국제관함식은 1998년 부산에서 최초로 열렸다. 두 번째인 2008년 국제관함식에는 26개국 해군대표들과 이지스구축함인 세종대왕함 등 국내외 함정, 항공기 등이 참가해 우리 해군의 위력을 국내외에 알리는 계기를 마련했다.

제주=주미령 기자 lalijo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