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노벨화학상은 프랜시스 아널드(62·여) 미국 캘리포니아공대 교수와 조지 스미스(77) 미국 미주리대 교수, 그레고리 윈터(67) 영국 케임브리지대 교수에게 돌아갔다. 수상자 세 사람 모두 생명 진화 과정을 인류가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도록 기여한 과학자들이다.
스웨덴 왕립과학원 노벨위원회는 3일 이들 3명을 노벨화학상 수상자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아널드 교수는 ‘효소 유도 진화(directed evolution of enzymes)’, 스미스 교수와 윈터 교수는 ‘펩타이드와 항체의 파지 발현(phage display of peptides and antibodies)’을 연구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아널드 교수는 1993년 효소의 진화 과정에 인위적으로 개입해 인간에게 유용한 효능을 가진 효소를 만들어내는 효소 유도 진화 기법을 개발했다. 이 기법은 이후 지속적인 개량을 거쳐 제약과 석유화학, 섬유, 친환경 연료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응용되고 있다. 이 공로로 아널드 교수는 2016년 ‘기술의 노벨상’으로 꼽히는 밀레니엄기술상을 받았다.
여성에게 노벨화학상이 돌아간 건 2009년 이스라엘 출신의 아다 요나스 바이스만연구소 교수 이후 9년 만이다. 아널드 교수는 마리 퀴리(1911년 수상)와 그의 딸 이렌 졸리오-퀴리(1935년 수상) 등에 이어 역대 5번째 여성 노벨화학상 수상자가 됐다.
스미스 교수는 박테리아를 숙주로 삼는 바이러스 ‘박테리오파지(bacteriophage)’를 이용해 새로운 단백질을 만들어내는 파지 발현 기법을 1985년에 고안했다.
이어 윈터 교수는 파지 발현 기법을 활용해 항체를 유도 진화시키는 데 성공했다. 이 기법을 통해 류머티스 관절염, 건선, 염증성 장질환 치료제로 쓰이는 ‘아달리무맙(adalimumab)’이 개발됐다. 이외에 자가면역질환과 전이성 암 치료 등에도 활용되고 있다.
노벨상위원회는 “우리는 유도 진화 혁명의 초기 단계에 진입했다”면서 “이 혁명은 다양한 분야에서 인류에게 엄청난 이익을 가져다줄 것”이라고 밝혔다.
조성은 기자 jse130801@kmib.co.kr
노벨화학상…인간에게 유용한 효소·항체 연구 공로
입력 2018-10-04 04: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