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금과 적금 해지 건수가 1년 사이 30% 넘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가계 금고의 ‘마지막 보루’로 일컬어지는 예·적금을 깨는 이들이 많아졌다는 건 살림살이가 그만큼 팍팍해졌다는 뜻으로 받아들여진다.
국회 정무위원회 바른미래당 이태규 의원이 3일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7월부터 올해 6월까지 1년간 개인 및 개인사업자들이 시중은행에서 정기 예·적금을 중도해지한 건수는 총 725만4622건이었다.
1년 전(2016년 7월∼2017년 6월)과 비교할 때 175만927건(31.8%) 늘었다. 금액은 52조2472억원으로 전년보다 8조9115억원(20.6%) 증가했다.
최근 4년간 예·적금 해지 규모가 연평균 500만건, 40조원 안팎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급격히 증가한 셈이다. 신협과 농협, 수협 등 상호금융권의 예·적금 중도해지 건수도 증가세다. 올해 상반기 기준으로 135만6000건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124만4000건)보다 11만2000건(9.0%) 늘었다.
통상 가계 형편이 어려우면 보험을 먼저 해지한 뒤에 예·적금에 손을 댄다. 보험의 경우 특정한 경우를 제외하고 혜택이 제한적이라 먼저 깨는 경우가 많다. 이자라도 받을 수 있는 예금을 해지하는 건 후순위다. 따라서 예·적금 해지가 증가한다는 건 가계 경제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는 신호다.
보험 해약 환급금 역시 증가 추세다.
삼성화재와 DB손해보험 등 6개 손해보험사들의 장기 보험상품 해약 현황에 따르면 최근 1년간 해약 건수는 402만9737건이었다. 전년도보다 8.2% 증가했다. 해약 환급금의 경우 15조7851억원으로 25.7% 늘었다.
박재찬 기자 jeep@kmib.co.kr
예·적금 해지 1년 새 확 늘어
입력 2018-10-03 19:18 수정 2018-10-03 22: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