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치기 소년 다윗이 괴력의 거인 골리앗과 싸워 이긴다는 ‘다윗과 골리앗’ 전투는 성경을 잘 모르는 사람도 대부분 알 만큼 유명한 이야기다. 약자가 강자를 이긴다는 의미의 관용구로 쓰이기에 약점을 잘만 공략하면 누구든 힘든 싸움에서 승리할 수 있다는 내용으로 이해되곤 한다. 하지만 저자는 이런 해석을 거부한다. 이야기의 핵심은 약자 다윗의 선전(善戰)에 있는 게 아니다.
대신 그는 자신이 다윗이 아님을 인정하는 시각으로 이야기를 재해석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리스도인이 스스로를 다윗으로 여기는 건 성경적 초점이 아닌 인간 중심의 시각으로 보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실제 다윗, 즉 승리의 주인공은 예수라는 게 저자의 주장이다. 구주의 역사로 조약돌뿐인 다윗이 무장 거인을 상대로 초현실적 승리를 거둘 수 있었다는 것이다. 그렇기에 다윗의 승전 요인은 최고의 갑옷이나 백만 대군의 비호가 아닌 구세주를 굳게 믿는 믿음에서 찾아야 한다.
저자는 인생에도 삶을 위협하는 골리앗이 적지 않게 등장한다고 말한다. 두려움, 안일, 분노, 중독 등이 대표적이다. 여기서 중독은 약물이나 알코올 중독 같은 심각한 사례만을 말하지 않는다. 돈, 쇼핑, 인정 등 일상 속에 배어든 중독도 해당된다.
저자는 통제 및 인정욕구로 인한 불안장애로 극심한 고통을 겪었다. 미국을 넘어 전 세계 청년을 대상으로 사역하는 저명한 캠퍼스사역자였지만 정작 상황이 의도대로 되지 않으면 밤잠을 설치며 불안해하기 일쑤였다. 매주 다른 병원을 찾아가야 할 정도로 심각했던 그의 골리앗은 스스로가 아닌 하나님께 공(功)을 맡기자 점차 사라졌다. 그래서 저자는 모든 건 하나님의 손에 달렸다는 믿음으로 골리앗 대신 예수를 바라보라고 자신 있게 조언하며 이렇게 말한다.
“예수는 단순히 인생의 좋은 방안 정도를 넘어서는 분이다. 그는 골리앗과의 싸움 내내 우리와 동행하시며 우리에게 필요한 모든 것을 공급하는 무한한 근원이다.”(44쪽)
양민경 기자 grieg@kmib.co.kr
알 만한 사람은 다 아는 ‘다윗과 골리앗’ 이야기를 성경적 초점으로 재해석
입력 2018-10-05 00: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