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미더머니 777’ 첫 방송 후 영상 재생 2600만회 넘겨
경쟁이 주는 박진감에 더해 랩 장르 특유의 솔직함 매력
유명 래퍼 만날 수 있는데다 언더그라운드 래퍼도 신선
개개인 스토리 감칠맛 더해
올해 스무 살이 된 이현욱씨는 중학교 3학년 때부터 래퍼의 꿈을 키워왔다. 지난해 2곡이 담긴 싱글 앨범을 냈고, 지금도 꾸준히 곡 작업을 하고 있다. 전교 상위 3% 안에 들던 이씨가 래퍼가 되기로 결심한 건 ‘쇼미더머니’ 시즌3를 우연히 보게 되면서부터다. 래퍼 바비의 무대는 그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그 후로 이씨는 매 시즌을 열심히 챙겨봤다. 그는 ‘쇼미더머니’에 대해 “참고서 같은 역할을 해준 프로그램”이라고 말했다.
Mnet 힙합 서바이벌 프로그램 ‘쇼미더머니’가 선보인지 햇수로 7년째를 맞았다. 시즌을 거듭할수록 ‘힙합’은 대중문화 영역 안에서 그 자리가 공고해졌다. 래퍼들의 무대를 담은 영상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상에서 꾸준히 회자됐고, 그들이 부른 곡은 음원차트의 상위권을 가득 메웠다. 이씨도 그런 영향을 받은 사람 중 한 명이다.
일곱 번째 시즌인 ‘쇼미더머니 트리플세븐’의 인기도 여전히 뜨겁다. 시즌이 넘어갈수록 조금씩 힘이 빠지는 여타 서바이벌 프로그램과 확연히 다른 점이다. 클립 영상을 온라인에 유통하는 스마트미디어랩(SMR)에 따르면 첫 방송을 한 지난달 7일부터 10월 1일까지 ‘쇼미더머니’ 관련 영상의 재생 수는 2600만회를 훌쩍 넘겼다.
‘쇼미더머니’의 오랜 인기에는 ‘경쟁’이 주는 박진감에 더해 랩이라는 장르가 가진 매력이 자리 잡고 있다. 특유의 솔직함과 음악적 색채를 지닌 랩은 1990년대 중반부터 ‘힙합’이라는 이름으로 한국 대중문화에서 자리를 잡기 시작했다. 이제는 10대부터 그 윗세대까지 폭넓게 즐기는 어엿한 ‘대세’ 문화가 됐다.
시청자들은 ‘쇼미더머니’를 통해 유명 래퍼들의 무대를 방송에서 볼 수 있게 됐고, ‘겁’(MINO) ‘데이데이’(비와이) ‘레드선’(행주) 등 수많은 명곡을 만날 수 있었다.
전문가들은 ‘쇼미더머니’가 기존 오디션 프로그램과는 차별화되는 지점이 있다고 말한다. 김교석 TV 칼럼니스트는 “힙합신에는 아직 알려지지 않은 뛰어난 뮤지션들이 많고, 그만큼 풀어낼 수 있는 얘기들도 무궁무진하다”며 “일반 오디션 프로그램처럼 ‘개천에서 용 난다’식의 스토리를 반복하지 않는다는 게 이 프로그램의 가장 큰 매력”이라고 분석했다. 다시 말해 ‘뻔하지 않다’는 것이다.
‘쇼미더머니’는 매 시즌마다 뛰어난 실력을 갖춘 언더그라운드 래퍼들이 등장해 참신했다. 스윙스 매드클라운 씨잼 베이식 비와이 수퍼비 넉살 등이 대표적이다. 이번 시즌에서 강력한 우승 후보로 거론되는 나플라와 키드밀리도 마니아층에게 사랑받는 실력파 래퍼들이었지만, 방송을 통해 많은 대중들에게 알려지며 신선함을 주고 있다.
강한 개성을 갖춘 래퍼들답게 그들의 이야기를 살펴보는 맛도 있다. 그들 사이의 ‘디스’ 전력과 얽히고설킨 관계는 프로그램에 감칠맛을 더하고, 래퍼 개개인이 품고 있는 과거사는 그들의 노래와 행동에 몰입하게 하는 매력이 있다. 최지선 음악평론가는 “‘쇼미더머니’는 래퍼들이 대중을 만나는 거의 유일한 창구가 돼 오랜 시간 힙합에 대한 관심을 이끌어 왔다”며 “뮤지션들이 이 인기를 힙합의 저변을 넓히는 계기로 삼는다면 더 좋겠다”고 말했다.
강경루 기자 roo@kmib.co.kr
시즌마다 실력자 등장… 뻔하지 않아 매료
입력 2018-10-04 04: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