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군 제70주년 국군의 날에 휴무 중인 여군 장교를 불러내 성추행한 혐의로 육군 장성이 2일 보직해임됐다.
육군본부 직할부대 지휘관인 A소장은 1일 오후 6시쯤 경기도 이천시 장호원읍의 한 식당으로 위관급 B장교를 불러내 신체 접촉을 하며 수차례 입을 맞춘 혐의(강제추행)를 받고 있다. 공교롭게 장병 고충을 감안해 축제 형식으로 진행된 국군의 날 기념식이 열리던 시간에 성추행 사건이 벌어진 것이다.
B장교는 다음 날 오전 10시쯤 “A소장이 손을 잡고 옆에 앉으라고 한 뒤 강제추행했다”고 소속 부대 법무실에 신고했다. 육군은 B장교 진술에 신빙성이 있다고 보고 A소장을 즉각 보직해임했다. 정보병과 출신인 A소장은 피의자 신분으로 입건돼 육군본부 보통검찰부 수사를 받게 됐다. 군 관계자는 “A소장은 술을 곁들인 식사 자리에서 B장교를 성추행한 것으로 신고됐다”고 전했다.
군 장성의 여군 성추행 사건은 끊이지 않고 있다. 올해 들어 육군 장성 성추행 사건만 이번이 세 번째다. 앞서 육군 준장과 소장은 지난 7월 각각 부하여군을 성추행한 혐의로 보직해임된 뒤 재판에 넘겨졌다. 같은 달 해군 준장은 과거 한 부대에서 근무했던 여군을 성폭행하려 한 혐의로 긴급체포된 바 있다.
장성들의 성범죄 패턴은 부하 여군 또는 과거 한 부대에서 근무했던 여군을 상대로 한 것이다. A소장도 과거 B장교와 한 부대에서 근무했다. 군 관계자는 “철저히 이번 사건을 수사해 혐의가 확인되면 엄중 처벌할 예정”이라며 “성범죄 대책 강화 차원에서 오는 12월 육군 성폭력 전담 조직도 신설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김경택 기자 ptyx@kmib.co.kr
국군의 날에… 육군 장성, 부하 여군 불러내 성추행
입력 2018-10-03 04: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