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감 9개 연회 새 감독 선출 … 교단 정상화 초석 다질까

입력 2018-10-03 00:01
기독교대한감리회 중앙연회 선거권자들이 2일 경기도 선한목자교회에서 감독 선거를 하고 있다. 기독교타임즈 제공
기독교대한감리회(기감)가 연회 감독 선거를 마무리하고 새로운 진용을 꾸렸다. 교단 정상화를 위한 로드맵을 제시해야 하는 새 감독들에겐 벌써부터 직무대행 체제를 조기 종식하고 감독회장 선거를 무사히 치를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취임식은 오는 30일 인천 계산중앙교회에서 열리는 기감 제33회 행정총회에서 진행된다.

단독후보가 출마한 서울·서울남·충청연회는 선거를 치르지 않고 당선자를 확정했다. 서울 원성웅, 서울남 전준구, 충청 김규세 감독이 각 연회를 대표하게 됐다.

복수 후보가 출마한 연회들은 경합 끝에 감독을 뽑았다. 김학중 목사와 하근수 목사가 경합해 초미의 관심을 모았던 경기연회는 김 목사를 낙점했다. 94.97%로 높은 투표율을 기록한 동부연회는 최선길 목사가 압도적인 지지를 얻어 당선됐다. 중앙연회 감독이 된 김종현 목사도 상대후보보다 세배 이상 많은 득표를 했다. 이 밖에 중부 박명흥, 충북 조기형, 삼남 김종복 목사가 감독에 당선됐다. 감독의 임기는 2년이다.

남부연회의 경우 선거관리위원회가 후보자 두 명의 자격에 문제가 있다며 등록을 취소해 이날 선거를 치르지 못했다. 남부연회는 8일부터 양일간 다시 후보자 접수를 받아 오는 15일 선거를 실시한다.

기감 감독의 권한은 장로교 노회장들보다 크다. 우선 연회 행정을 총괄하고 목사를 안수하는 전권과 연회 산하 교회의 담임목사 직권 파송권한까지 갖고 있다.

이날 선출된 감독들은 혼란스러운 직무대행 체제를 마무리하고 새 감독회장을 선출해야 하는 과제까지 떠안았다. 이철 감독회장 직무대행 체제로 비상 운영 중인 기감은 직무대행도 다시 뽑아야 한다는 일부 총회실행부위원(총실위원)들의 요구로 몸살을 앓고 있다. 지난 8월 16일 열린 기감 총회특별재판위원회는 이 직무대행이 애초에 후보 자격이 없었고 이에 따라 직무대행 선출도 무효라는 취지로 판결했다.

하지만 기감은 재판 전 재판위원들의 자격에 문제가 있었다면서 재판 자체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 판결문 접수도 거부하고 있다. 그럼에도 일부 총실위원은 직무대행의 궐위(闕位)를 주장하며 직무대행 선출을 시도하고 있다.

이기복 기감 선거관리위원장은 2일 “어려운 시기에 연회를 이끌게 된 감독들이 아무쪼록 겸손하게 기감의 혼란을 잘 수습하시길 당부한다”면서 “남부연회 선거가 마무리될 때까지 공정한 선거관리에 힘쓰겠다”고 밝혔다.

장창일 기자 jangc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