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개헌 포석 개각… 강경 극우파 기용

입력 2018-10-02 18:34
가타야마(왼쪽), 이와야. AP뉴시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전쟁 가능한 국가’로의 개헌을 위한 개각을 2일 단행했다. 지난달 20일 집권 자민당 총재 선거 승리로 총리 3연임을 시작한 아베 총리의 이번 개각은 정국 장악력 강화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아베 총리는 이날 각료 19명 가운데 13명을 교체했다. 그는 우선 아소 다로 부총리 겸 재무상,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 고노 다로 외무상, 세코 히로시게 경제산업상, 모테기 도시미쓰 경제재생담당상, 연립여당 공명당 출신의 이시이 게이치 국토교통상 핵심 포스트 6명은 유임시켰다. 기존 내각 틀은 유지하되 총재 선거에서 자신을 지지한 당내 파벌을 챙기면서 당을 안정적으로 끌기 위한 친정체제 구축이 목적이다.

새로운 내각에는 강경 극우파 인사들이 대거 포진했다. 방위상에 기용된 이와야 다케시 자민당 안보조사회장은 그동안 개헌과 집단적 자위권 행사를 적극 찬성해온 인물이다. 유일한 여성으로 지방창생상이 된 가타야마 사쓰키 의원은 일본군에 의한 위안부 강제연행을 부인하는 언행을 종종 해온 인사다. 올림픽상으로 발탁된 사쿠라다 요시타카 의원 역시 2016년 군위안부에 대해 “직업으로서의 매춘부였다”고 발언한 문제적 인물이다.

친정체제를 구축한 아베 총리는 이르면 10월 중 의회에 개헌안을 제출할 것으로 보인다. 아베 총리는 ‘전쟁을 영구히 포기한다’는 헌법 9조 1항과 ‘육·해·공군 등 전력을 보유하지 않는다’는 헌법 9조 2항을 그대로 유지하면서도 자위대의 지위를 새로 명기하는 내용의 개정안을 제출하고, 내년 여름 참의원 선거 전에 개헌을 발의하겠다는 계획을 가지고 있다.

2일 함께 이뤄진 자민당 간부 인사 역시 아베 총리의 최측근이 포진했다. 헌법개정추진본부장에 자신의 측근인 시모무라 하쿠분 전 문부과학상을 기용했다. 개헌안의 국회 제출 승인 권한이 있는 총무회장에도 최측근 가토 가쓰노부 후생노동상을 임명했다. 마이니치신문 등은 개헌파 기용과 논공행상이 분명한 이번 개각에 대해 “무리하게 측근을 챙긴다”고 비판했다.

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